산골통신

이건 뭐 겨울~

산골통신 2025. 12. 3. 21:45

갑자기 겨울~
느낌이 그랬다.
다행인건 춥기 전에 김장과 월동채비가 끝났다는 거… 가심을 쓸어내린다.

도시장정들이 저마다 왔다갔다.
시제 성묘겸 김장 등등 볼일 보러…

저녁늦게까지 모닥불 피워가며 불멍 억수로 했네…
남은 불씨를 마지막까지 태워 사그라지는
걸 보고 들어갔다.
저 아궁이 재를 담아다가 여기저기 거름 되라고 뿌려줘야겠다.
재가 저만치 나왔다는건 얼마나 쳐땠다는겨?!

도시장정들은 저 불멍을 참 좋아한다.
솥뚜껑에 삼겹살 안주삼아 소줏잔 기울이며…
그게 산골에 오는 낙인가벼~
산녀도 간만에 소주 일병까고 알딸딸~

어제 이웃집에 장작 한 트럭 들였단다.
어제 장작배달하러 온 이가 집을 못 찾아 어느 산골 주민에게 물으니 산녀네 집을 가르쳐주더란다.
이 골짝에 아궁이 불 때고 사는 집이 산녀네 집 뿐이니께…
어리둥절한 산녀~ 도리도리 아니라고 정정해주고 대체 어느집인고 알아보니 가까운 이웃집이었네…
그 집에 이 산골마을 유일하게 거실에 벽난로가 있는 집이거든~
그 집은 연탄보일러에 기름보일러에 온수는 태양광에 거실엔 벽난로를 때는 집이다.
아주 온갖 난방법을 다 동원해서 난방비를 아끼고 사신다.

장작 한 트럭분인데 가격이 만만찮은듯~
자세히 물어보진 않았는데 꽤 비싼듯…
뒷산에 가면 나무야 천지지만 그걸 해나를 장정이 없다.
눈으로 번히 보고도 비싼 장작 사서 때야 한다.
산녀네는 여기저기서 벌목하거나 전지한 나무들을 가져다 주기도 하고 우리가 가져오기도 해서 땔나무는 대충 조달하고 산다.
하지만 집안에 남자일손이 없으면 아궁이 불 때고 사는 건 애시당초 못한다.

어제 장작 한트럭 들인 집은 사정을 알고보니
여든넘으신 아지매가 이번 김장 끝내고 갑자기 다리가 아파 걸음을 못 걸어 급히 서울 병원으로 수술하러 가셨단다.
아저씨는 몇년전에 쓰러진 뒤로 거동이 힘드시고…
그러니 연탄을 시간맞춰 갈아가며 땔 사람이 없다는 것… 천상 기름보일러를 돌려야 하는데 거실은 아무래도 추웠는지 벽난로 장작이 많이 필요했던 거다. 산녀 짐작에 그러하다.
도시 아들들이 교대로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돌보러 와있다.
무릎 수술하면 약 한달여 병원에 있어야 한다는데 아저씨 간병은 누가 하고 아지매 본인 간병은 또 누가 하나…

이 작은 산골 마을 집집이 다 이렇게 저렇게 비슷한 상황들이다.
빈집들이 늘어가고 자식들 집이나 요양병원으로 다들 가신다.
그 끝은 부고장이 날라오는…

올 겨울 시작이 참 춥게 느껴진다.
산녀도 십여 년 전 엄니 아버지 가신뒤 그 빈집을 부여잡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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