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녀 특기~
사부작사부작 살금살금 하나씩 하나씩 일 해치우기…
엄니집 집안팍 대청소를 시작했다.
집안은 얼추 했고 창문이며 문틈을 한 반쯤은 막았다. 나머진 일손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라 냅두고~
옥상으로 올라가 빗물 내려가는 홈통 구멍을 일일이 살피고 쌓여져있는 잡동사니들을 치워냈다.
장독대도 낙엽이며 덤불이 쳐들어와서 한 무더기~ 조선낫과 톱 전지가위로 쳐내고 잘라내고 한참을 미친년처럼 휘둘렀네.
십여 년을 주인의 손길이 제대로 닿지 않아 엉망이었다.
간간이 산녀가 살피긴 했으나 살면서 치우는건 아니니까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올 정도로 엉망이었다.
집 둘레를 빙돌아가며 쌓인 흙과 낙엽들을 삽으로 일일이 긁어내고 잡목이 쳐들어와 자라는 걸 뽑아내고 잘라내고… 쓰레기들이 바람에 날려왔나… 한 푸대 주워내고
정리정돈이 안되있는 물건들 제자리 찾아주고 버릴 건 버리고~
대빗자루로 쓱쓱 쓸어내고나니
아이구!!! 깨끗해라~ 속이 다 션햐!!!
앞으로도 치울건 천지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냐!!!
치우다가 발견한 돌? 깨진 콘트리트 조각무더기~
이건 누가 여기다 버렸을까?!
뒷집 사는 동네 밉상인 어느 누구가 떠오르네…
보란듯이 경계 담장 위에 조르르 올려놨다. 지나다 만나면 이야기해야지!

집 뒤안 전체가 저 모냥이었다.
뽕나무 산초나무 가시덤불이 쳐들어와서 무성하게 자라있는걸 톱으로 전지가위로 조선낫으로 싹 쳐냈다.
이제 남은건 장독대인데… 항아리들을 깨끗이 씻고 항아리덮개를 새로 갈고 단속해야한다.
된장 간장 고추장이 십여 년 전 그대로 남아있다.
도시장정들이나 산녀가 갖다 먹는다고 해도 얼마나 먹나… 묵은 채로 대부분 남아있다.
산녀가 도시장정이라 부르는 아들 삼형제는 아무것도 모른다.
엄니집이 빈집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다들 말로만 걱정하지 도무지 손 쓸 생각을 안 한다.
산녀만이 동동거리며 이리저리 수습하고 정리하고 현상유지하려고 기를 쓴다.
허나 딸이라는 이유로 소유권이 없는지라 주인 행세도 못한다.
다만 아들들 누구라도 내려와서 살게 된다면 그 동안이라도 관리를 하고자 하는 거지…
집은 손을 놓는 순간부터 삭기 시작한다. 집 냄새부터 달라지던데…
사람 훈기가 있고 없고가 차이가 엄청나다.
집이 비면 첫해는 망초와 쑥이 쳐들어온다. 환삼덩굴과 칡이 뒤이어 뒤덮고 가시덤불과 이름모를 덩굴들이 촘촘이 엉켜 자라더라.
일년에 서너 번 대대적으로 치우긴 해도 역부족이던데… 이번에 치운 덤불들은 올해 여름에 쳐들어온거여~
뭐 하여간 일단 급한 불 껐으니 됐다. 내년은 내년이고~
산녀 살아있는 동안엔 현상유지하는 걸로 족하기로 했다.
누구라도 와서 살면 좋고
내 산적에 빈집되는 꼴은 못 보겠으니 내 맘 가는대로 내 맘편한대로 할란다!!!
내 죽은 뒤에 집이고 뭐고 어찌되는지 그건 내 알 바 아니다.
다 훌훌 버리고 가볍게 떠나야지.
살아있으니 할 수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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