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밭설거지와 월동채비

산골통신 2025. 11. 26. 13:50

아침 먹고 나서서 김장배추밭 폐비닐과 제초매트를 싹 걷었다.
쳐다보면 저걸 언제 하지 하며 기운이 빠지지만 하려들면 또 금새 하게 된다.

이젠 이른 아침 식전일을 못하게 되었다. 밤새 서리가 하얗게 내리고 때론 살얼음까지 낀 들에서 무슨 일을 하기는 서글프기 때문이다.
손도 시렵고 발도 시리다. 온통 뒤집어쓰고 나가도 몸을 움직여 일하기는 어둔해서 그냥 종종걸음으로 닭집이나 들르고 들냥이들 마당냥이들 밥이나 물그릇만 채워주고 들어오기 일쑤다.
아후~ 춥다! 소리가 입에 붙었다.
봉덕이도 내다보지 않는다.
딸아이가 패딩 조끼를 사다 입혀놨다. 개팔자가 상팔자다.

낮에는 햇살이 아주 좋아서 주로 온실에서 노닥거린다.
책 한 권 들고 읽다가 졸다가 멍때리다가 보낸다.
멍때리기도 질릴 무렵 다시 마당에 나서서 일거리를 잡는다.
할 일은 천지빼까리로 널려있는지라 뭐든 손에 잡히는대로 하면 된다.

이제 밭설거지가 끝난 배추밭은 겨울 휴식에 들어갔다.
이번주 김장때 갓이랑 쪽파 알타리무를 마저 뽑아내면 빈 밭이 된다.

가장자리 제초매트부터 걷어내고 이어 폐비닐을 차례차례 걷어냈다.
제초매트는 내년에 다시 써야하니까 밭옆에 쌓아두고 폐비닐은 걷어서 모아 버려야 한다.
어제 비가 와서 흙이 무겁더라.
그래도 먼지가 안 나니 그건 좋더만…

마당이고 길이고 온통 낙엽이 굴러댕긴다.
지금 쓸어내봤자 소용없다. 거의 떨어진 다음 한꺼번에 쓸어내야한다.
그동안엔 바람이 대충 밀어내줄거다.

이따 나가서 엄니집 창문들 비닐로 막는 일을 해야한다. 재료는 다 갖다놨다.
어제는 바깥 외벽 수도관 노출된 부분을 덮어씌우는 일을 했다.
큰 비닐로 둘러싸고 그 안에 왕겨를 듬뿍 넣어 봉한 다음 테이프로 둘둘 붙여버렸다.
설비 사장님이 가르쳐주신 노하우다!
왕겨가 가장 보온성이 뛰어나다고…
거기다 헌 솜이불을 덮어놨으니 일단은 최선이다.
어느 누가 들어와서 살던 그때까지는 버틸게다. 아무도 안 오면 말고…

김장만 하고나면 큰 일거리는 없지싶다.
일을 하자들면 있을거고 안하자들면 안 해도 되는 그냥 겨울이다.
낮은 짧고 밤은 무쟈게 긴…
동지섣달 긴긴밤을 어찌 보낼건가 그것만 궁리하면 되지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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