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느닷없는 가마솥 사골~

산골통신 2025. 11. 15. 13:28

나무꾼이 어데서 우족 한 무더기를 얻어갖고 왔다.
가마솥에 넣으니 하나 그득 차더라!
오메 많은거~

이걸 고아서 나무꾼 일터에도 가져가고 우리도 먹고 하잔다.
그걸 좁은 일터 주방에서 하자니 난리난리 그런 난리도 없어서 결국 이 산골로 가져왔다네…

우리야 어차피 아궁이 군불도 때니 일석이조라 뭐 이건데…
가마솥에 사골 고는게 이게 쉬운 일이 아닌데…

엉망진창 산녀 스타일로 만든 아궁이 가마솥~
재주라곤 약에 쓸래도 없는지라 대충대강 얼기설기 척 갖다 올려놓은 가마솥이지만
이래저래 쓸모가 많구만~

핏물은 1차 뺐다하나 한번 후르르 끓여서 버리고 새로 물을 부어 끓여야 한다.
그리고나서는 계속 불조절을 해가며 신경써야 한다.
군불때는 것과는 달리 가마솥 아궁이 입시에서 불을 때야 하기 때문에 불조심을 억수로 단디 해야한다.
옛날 저짝 오자네 집에 불나서 집이 다 타버린게 그 아지매가 아궁이 입시 불을 잘 안 보고 방심해서 그런겨~
슬금슬금 불이 아궁이를 기어나와서 땔나뭇단에 옮겨 붙거나 집 문이나 기둥에 옮겨붙으면 끝이여!

나무꾼보고 땔나무를 쌓아둔 헛간 바닥 청소를 시키고 굵은 나무들을 전기톱으로 일일이 때기좋게 잘라다 달라했다.
모처럼 나무꾼이 나무꾼 이름값을 하는 날이다.

사골이 그냥 나오냐구~ 사람 공이 억수로 들어가는 거여…
오늘 내일 하루종일 불때야 하고 기름 걷어내야 하고 1차 고아지면 퍼내고 다시 물을 부어 2차 3차 연속 고아내야 하는게 사골이여~
얼추 고았으면 뼈를 발라내어 따로 국을 담아놓고 뼈만 또 고아내야 하고~
뭐 산녀에게 갖다주면 뭐가 뚝딱 나오는 줄 알어~

그래서 오늘낼 하루죙일 불때야 한다는~
안 까묵게 고이 적어둔 일거리는 또 뒤로 밀려나고…

날은 참 좋다. 덥지도 춥지도 않아서 옷만 단디 입으면 일하긴 참 좋은 날씨네.
아침저녁으로는 손발이 시릴 정도로 춥지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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