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배추 우거지 걸자구~

산골통신 2024. 12. 3. 15:37

따스한 비닐하우스 안에 들앉아 무더기로 쌓여져 있는 배추잎사귀 더미를 헤쳐가며 쓸만한 우거지거리를 골라냈다.
배추를 뽑아 절일때 바로 했으면 좋은데 그럴 짬도 없고 일손도 자래가지 않았다.
이런 일은 시간이 넉넉해야 하거든~
일일이 하나하나 집어내야하니께!

1차 골라낸 배춧잎~
수레로 세 번 다듬어냈다.
이제 남은 잎들은 닭집 식구들 겨우내 간식거리가 될거다.

무청 시레기야 뭐 척척 걸어놓으면 되는데 배추 우거지는 어케 걸 수도 없고 참 난감햐~
그냥 짚새기나 노끈으로 이리저리 엮어서 매달기도 해봤는데 여엉 나중에 풀라치면 바스라지고 만지기가 그렇더라구…
그래서 올해는 어째야 하나 고민하다가 문득 검색을 해봤지!!!
백문이불여일견이 아니고 불여일타!

잎사귀 밑부분 10여센치를 남기고 밑으로 주욱 칼로 그어 잘라내어 옷걸이에 척척 걸면 되더라구~
세상에나~ 기맥혀라~ 이걸 산녀만 몰랐던겨?!
이 초간단하고 신박한 방법을?!

한번 해보고는 너무 신기하고 좋아서 쌓아둔 배추잎들을 모조리 저리 걸어버렸네!
마르기도 잘 마르겠고 나중에 손대기도 좋겠구만!!! 참 사람들 머리 좋아!!!
집에 헌 옷걸이야 널렸잖여~ 모조리 꺼내왔다. 이제 니들은 배추나 걸자~
빨래건조대를 그늘에 갖다놓고 걸면 딱 좋겠더라구~ 다들 그리 한다네.
연장 보관하는 헛간 천장 기둥에 예전에 마늘 걸어뒀던 못들이 박혀있는데 거기다 죽죽 걸어버리니
아주 좋구만!
하는 김에 얼가리배추도 한 바구니 걸어버렸다.

이리 대거 해놓는 이유는 도시 형제들과 이역만리 혈육들과 나누려는 것이다.
그 나라는 뭔일로 채소가 가장 귀하다니 이거라도 두고 먹으라고 해마다 이맘때면 해서 보낸다.
근데 도시장정들은 작년부터 무시레기랑 배추우거지를 그리 욕심들을 내더라구!!!
아 글씨~ 이번 김장하러 와서는 무시레기를 미처 감출새도 없이 어지간히 걷어갔다! ㅎㅎ 하이고 그걸 오늘에사 발견했네!
으레 가져가는 걸로 알고 있더라구…
안되것어! 남은 시레기는 또 가져가기 전에 숨겨놔야징!!! 한발 늦었넹! 다 마르지도 않은걸 가져갈 줄은 몰랐자나… ㅎ
올해 무시레기 단속 잘해야겠다. 얼마 없는데 여기저기 줄데도 많은디…

마치 날씨가 겨울이라기보다는 늦가을같다.
낮에는 덥기까지~ 이거 좋아해야하는지 걱정해야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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