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결전의 날~
어제 저녁 닭집에선 대규모?! 살육전이 벌어졌다.
두 장정과 산녀!
책임지고 잡아준다고 큰소리 땅땅치셨으니 ㅎㅎ
어려서 닭서리 많이 해드셨다고!!!
한번 믿어보라고!!!
장닭 다섯마리 암탉 다섯마리를 잡자고 산녀는 푸대랑 후레쉬 들고 장정 하나랑 닭집에 들어가 닭사냥을 시작했다.
한나 두이 서이 잡는 도중 몇 마리 놓치고해서 순간 마릿수가 헷갈려…
어쨌든 잡아갖고 와서 모가지 자르고 피를 뽑은 다음 가마솥에 물을 끓여 튀를 하고 털을 뽑았다.
한켠에선 털 뽑고 한켠에선 해부를 하고!!!
산녀는 그 뒷심부름을 하노라고 왔다리 갔다리…
다 잡고 정리를 한 다음~
솥뚜껑삼겹살 구워 맛나게 저녁을 먹다!
닭똥집을 구워 소주 한 잔~ 뭐 이랬는데 뭐하느라고 분주해서리 홀라당 까묵어…
그냥 그랬네 ㅎㅎㅎ
산골에서 나고 자란 이들이라 어릴적 추억이 많아 할 이야기가 넘쳤다!
그 이야기 듣느라고 자정 가까이 된 줄도 모르고…
감사 답례로 잡은 닭 반띵하기로 했는데 한사코 마다고 거절하셔서리 세 마리 억지로 들려드렸다.
저녁식사가 맛있었다고 특히 된장이 맛나다고 한통 달라시더라… 오늘 아침에 드리려고 가봤는데 그새 어딜 가고 안뵈시네… 다음번 만나걸랑 드려야지. 된장 고추장 각 한통씩 담아놨다.
남은 닭중 두 마리는 이웃 두 집에 나눠드렸다.
토종닭 귀한 걸 줬다고 고마워하시더라!
그동안 내 받아먹기만 하고 드릴게 마땅찮아 마음이 씌였는데 이번에 잘되었다!
남은건 네 마리…
이건 아무도 안 주고 우리 식구만 먹기로 했다.
특히 나무꾼에게 엄중 당부를 했네… 이번엔 나누는 건 안됩니다요!!!
우리도 먹고 삽시다!!!
닭 잡는 와중에 한 마리 탈출을 했는지 마릿수 계산을 잘못했는지 아홉마리더라…
암탉 한 놈이 구사일생 살았다.
그런거보면 살 놈은 어찌해도 산다는 건가…
아침에 가서보니 남은 암탉 네 마리가 산녀 보기를 저승사자 대하듯하더라…
병아리육아실에서 자라고 있는 어린닭들 7마리 문을 열어 암탉들하고 합사를 시켰다.
7마리중 3마리가 아직 어리지만 확실히 장닭꼴이 나는걸 봐서는 올겨울 지나면 장닭 행세 제대로 하겠군!
그러면 봄에 장닭 두 마리를 마저 잡아야 한다.
암탉 열댓마리에 장닭 한 마리가 성비가 맞다.
안 그러면 서열싸움에 힘없는 장닭들 죽어나가고 암탉들도 장닭 기세에 죽어나간다.
오늘 아침에 닭잡고 난 부산물들 한데 모아 삽으로 땅 파서 묻어줬다.
이런 일 할 때는 아무 생각없이 해야한다.
생각이 많으면 세상 못 산다카이~
산녀는 먹이사슬 맨 윗칸 최상위포식자 인간이다.
올 겨울 닭집을 해체하고 그 윗밭으로 닭집을 새로 지어 이사시킬 계획이다.
도시 친구들에게 같이 하자 했는데 되려나 몰러…
앞으로 닭은 열댓마리 이상은 안 키울 예정이다. 수도없이 알 품겠다고 덤비는 암탉들 둥지밖으로 집어내는 짓거리도 이젠 구찮다.
토종닭들은 이게 참 성가시다…
이번 참에 알만 낳는 산란계로 종자를 바꾸던가 할꺼나…
오늘 들깨를 베어 눕혔다. 이 작업을 들깨 찐다고 하더라.
서서히 가을 들일이 막바지다.
마늘 양파 등등 월동작물 가을 농사는 안 할거니까 좀 한갓지다.
석류가 하나 벌어졌길래 따먹어봤다.
참 맛은 있는데 먹기가…
씨 뱉어내기가 성가셔서 애먹었다. 으름이랑 동급은 아니지만 뭐 그렇다.
소국이 피려고 폼 잡는다. 마치 별 돋아나는듯~ 총총
산국도 씨가 날라와 자리잡고 자란다.
역시 가을은 산국이다.
노랑 분꽃과 꽃분홍 분꽃이 이웃해 자라니 간간이 저렇게 무늬 분꽃이 피더라.
코스모스도 제법 피어난다. 가을은 역시 코스모스가 길가에 피어야 그럴듯하다.
담쟁이덩굴이 씨가 날라왔나 엄니집 창고 문앞에서 자라길래 뽑아다가 담밑으로 옮겨심었더니 저리 살아붙었다.
담벼락을 다 휘감으면 볼만은 하겠는데 뱀이 안 낄까 그게 좀 근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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