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방해가 안되면 내빌라둔다.
걸리적거리기 시작하면 싸그리 긁어버리던가 대충 뽑던가 낫으로 치던가 한다.
가능한 선에서!!!
허나 여름이 오고 장마철이 닥치면 그 가능이고 대충이고가 안 먹힌다!
이 여름~ 현상유지를 하려면 일주일에 한번 예초기를 들어야 하고
그게 싫으면 2주나 3주에 한번 정도 제초제를 쳐야한다.
한 아지매가 말씀하시길~
”내는 약통을 짊어지고 사네! 안그러면 마당이고 밭이고 유지가 안되네.“
그집 밭은 항상 말끔 그 자체…
풀 하나 없다! 빗자루로 쓸어놓은듯 깨끗하다!
그에 비해 울집 밭은 풀 투성이다! 때로 작물과 풀 경계가 무너져 밭인지 뭔지 모를 지경일때도 있었다.
봄 한철만 말끔하고 여름을 건너는 동안엔 그렇다는 이야기다!
제초제를 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은 없다. 과용만 안 하면 된다고 생각을 한다.
제초제를 안 치고 풀하고 쌈박질해가며 농사를 지으면 골병들어 죽겠으니…
제초제를 치나 안 치나 병들어 죽는다는 설정이라면… 편한 쪽을 선택하는 것도 현명한 처신이다.
며칠전 산녀 생애 최초로 자발적으로 제초제 약통을 짊어지고 한통 쳤더랬다!
그리고 이틀 앓아누웠다! 원인모르게 몸이 아파서…
어제 문득 제초제를 친 여파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나무꾼에게 이야기를 하니 본인도 전에 같은 경험이 있었다면서 맞다고 한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유럽인들의 침략으로 싸우다 죽는 것보다 그들이 옮긴 전염병으로 거의 죽어나갔다는 걸 떠올렸다.
아~ 나는 제초제나 농약에 대해 면역력이 부족했나보다…
이제 이틀동안 원인모르게 아팠던 이유를 이해했다.
아무리 마스크를 쓰고 중무장을 하고 약을 치고 친 다음 옷을 다 벗어 세탁하고 샤워를 했을지라도…
미세하게 내 몸에 약성분이 침투를 했었다는 거겠지…
올봄부터 밭 헛고랑과 밭둑 농사에 피해가 되는 풀제거를 위해 제초매트를 깔았다.
그리고 수확을 마치고 가을농사를 위해 비어있는 밭도 제초매트로 뒤덮어버렸다.
안그러면 그 밭은 정글이 된다!
물론 트렉터로 몇번 갈아엎어주거나 제초제를 몇번 치면 되긴 하지…
허나 한번 아파보니 덧정이 없네!
그리고 우린 트렉터가 없다. 또 밭에 트렉터가 들어갈 길도 좁아 안된다. 산골 밭은 이게 문제다!
트렉터로 갈아엎으면 폭우에 쓸려나가거나 진창이 되거나 그런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나무꾼이 예초기로 쳐낸 밭에 제초메트를 깔았다.
언덕에 있어서 트렉터도 못 들어가고 천상 사람 손이 가야하는 밭이다.
저 귀퉁이 덜 덮인 곳은 자투리 매트로 덮으면 된다.
이 방법밖엔 뾰족한 수가 없다.
산녀가 드러누운 걸 본 나무꾼이 앞으로 제초제나 살충제를 칠 일이 있을시 본인이 하겠노라고 하더라.
본인도 어지럽고 이상증세가 나타나기는 하나 견딜만 하다고…
풀을 이겨먹을 생각은 완전히 버렸다. 대충대강 그려려니 바라볼란다.
지금 들깨밭에는 풀싹들이 파랗게 돋아올라오고 있다.
장마철 지나걸랑 밭매주기로 하고 돌아섰다.
그랴 니들은 자라라… 내는 할 수 있는 만치만 할란다.
그래도 내 먹고 나눌 건 나오니 괜찮다!
오늘 옥수수를 1차 땄다. 내 먹을것 남기고 모조리 나무꾼 일터로 보낼거다.
토마토도 익은놈들 싹 따담고 또 뭐가 있나…
상추는 이제 끝났고 새로 심은 애들은 어리고…
오이도 끝이고 호박은 장마철이라 잎만 무성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