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장마철에 농사일 할 일도 없고~
아 물론 풀 뽑아야지! 하지만 그건 비가 좀 그친 뒤 땅이 좀 말라야 밭에 들어갈 수 있어서 미뤄놨으…
그래서 뭐 일거리 없나 둘레둘레 돌아댕기다가 삽목에 꽂혔네!
마당에서 월동 가능한 수국하고 산수국 가지를 잘라다 놓고
해당화랑 백일홍도 몇가지 잘라오고
사철나무 삼색긴병꽃 주목 장미 불두화 철쭉 영산홍 진달래 꽃댕강나무 미선나무 등등 하여간 눈에 띄는대로 잘라왔다.
대충 잘라서 물에 담궈놓고 상토 한 푸대 포트 다량~ 날라다 놓았다.
그러면서 짬짬이 올봄에 삽목해둔 제라늄이랑 공조팝이랑 수국이랑 소국이랑 큰 화분으로 분갈이시켜주고 타래붓꽃도 분갈이해주고 등등~
하여간 뭐가됐든지간에 잘라다 꽂아놓기~
무한증식이다!
살놈은 살고 못 사는 놈은 골로 가고…
현재까지는 희망적이다.
한나절 퍼질러앉아 잘라온 삽목가지~ 이걸 삽수라 이름하더라.
다듬어서 물꽂이해놨다. 그게 어제…
자아 시작해봅세!
여기는 남향인데 큰 나무들로 가로막혀 있어서 하루죙일 그늘진 곳이다.
상토 한 푸대를 헐어 포트에 담고
하나하나 또 다듬어서 꽂기 시작~
되도록이면 잎을 제거하는게 좋다는데 반반 해봤다.
영산홍도 두 가지 방법으로 꽂아보고~
어느 방법이 이곳 실정에 맞는지 실험 중!
올봄에 한 삽목둥이들 잘 살아서 새 잎을 내밀었다.
이름표를 안 붙여놔서 어떤 애들은 잘 모르겠더라고!
뭐 커보면 알것지~
저 산밭둑에 좋은 흙 있는데 그 흙만 좀 갖다주쇼! 나머진 내 하께~ 그랬더니
그저께 나무꾼이 흙을 삽질해서 한 차 실어다줘서 아낌없이 퍼날라쓰고 있다.
덕분에 올봄에 한 삽목둥이들 포트에서 화분으로 이사시켰다.
자꾸자꾸 삽목할 애들이 생긴다.
아 맞다! 수양벚꽃도 삽목해놨구나! 근데 누가누군지 모르겠네…
이름표 붙여놔야겠네 ㅎㅎ
겹벚꽃도 있는데 갸도 해봐야지!
장마철에 할 수 있는 애들만 해보고 내년 봄에 하거나 해야겠다.
회양목도 가능하겠는걸?
우리는 심을 애들이 없지 심을 곳은 천지빼까리로 널렸다!
큰밭들을 모조리 묵히고나니 그 빈밭에 작물대신 꽃나무나 과실수를 찾아 심게 되었다.
산녀 죽은 다음 농사지을 자손은 당연히 없을터이고 사실상 현재 농사를 팍팍 줄이고 있는 참이니…
수천여 평을 묵밭 만들면 보기싫으니 이쁜 꽃들로 가득 채워놓으려고!!!
누구라도 와서 농사짓겠다고 하면 좋지만 여기는 궁벽한 산골이라 아무리 좋은 밭도 농사지을 사람이 없다! 자기네 밭 건사하기도 힘들어하더라…
선산도 오만 나무들을 다 갖다 심어서 작은 숲으로 가꿔놓았다. 후일 자연으로 자연스럽게 돌아가도록!!!
할 수 있을때마다 삽목을 하고 꽃을 심는 이유다!
물론 돈으로 사다 심으면 좋은 줄 모르나… 그 돈이 없으니 대신 노력봉사를 하는거이지!
삽목은 기다림이다!
끈기있게 기다리면 어느새 훌쩍 자라있는 아이들을 볼 수 있더라!
산녀와 나무꾼이 자연으로 스러지고 난 뒤 이땅에는 줄기차게 심고 또 심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살고 있으려나…
어느 누구라도 인연있는 이 있어 바톤 이어받아 가꿀 수도…
흠… 그러거나 말거나 지금은 그저 심을 뿐!
그럴 수 있음에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