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우찌된 일인지 내도 모린다.

산골통신 2024. 4. 24. 10:30

나무꾼의 일터다.
다니러 오신 분들과 회원 분들이 이번주에 보낸 나물들을 다듬고 계신다.
산녀는 재료만 드릴테니 다듬어 반찬 만드는 건 알아서들 하시라 했다.

원래는 나무꾼이 집을 떠나 혼자 있으니 밑반찬 개념으로 몇가지씩 반찬을 싸보냈었는데…
우찌된거이 슬금슬금 식구!!! 들이 불어나서 많으면 열댓명?! 적으면 대여섯명 같이 밥을 먹는단다.
역쉬 나무꾼이여!!!
절대 혼자는 못 먹지! 조금이라도 꼭 나누고 같이 먹고 하는 사람인지라…
어려서부터 몸이 약해 부모가 좋은걸 구해 몰래거둬먹여도 동네 친구를 소리쳐 불러 우리집에 맛있는거 있다! 와서 같이 먹자! 해서 어머니를 매우! 곤란하게 한 유별난 아이였단다.
그 습이 어딜가나~ 지금까지도 그러하다!!!

쪽파 참나물 미나리 상추 취나물 두릅 엄나무순 달걀 콩나물 등등 보냈다.
처음에는 나무꾼만 생각하고 밑반찬 조금 보내다가 이젠 감당이 안되어 갖은 재료만 다듬지도 않고 보내기로 했다.
다행히 군사들이?! 많아 금방 다듬어낸단다.
대신 사서 보내는 건 절대 아니고 텃밭에서 나는 것들이다.
산녀는 나무꾼같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지 않는다.
유에서 내 먹고 남는걸 나누는 걸 선호한다.

작년부터는 꽃화분도 슬금슬금 가져가기 시작하더니 이번에 화분 네 개를 만들어줘서 가져갔다.
무늬둥글레 로벨리아 큰꿩의비름 등등~
집에 오면 뭘 가져갈까? 뭘 나눠줄까? 그것부터 궁리하는 사람이다.
산녀는 할 수 있는 것만 한다. 못하지 싶은건 손도 안 댄다.
이리 매주 반찬거리를 챙겨보내는 것도 할 수 있는 범위니까 하는거다.
못하는게 문제지 할 수 있으면 괜찮다!

우리 내외가 아이셋을 키우고 살아낸 과정이 기적이다.
없이 살면서도 후여후여 고개고개 넘어 이때껏 살아냈다.
그래도 지금이 좋다!
지난 세월 돌아보면서 되돌아가고 싶은 세월은 없는 걸 봐서는…
지금이 좋다는 건 참 다행한 일이다…
늘 지금이 좋아를 되뇌며 산다.

그제 갑자기 생긴 고추 100포기를 위하여~ 고랑을 네 개 만들었다.
닭집앞 텃밭에 두 고랑~ 만들어 심고
여기는 텃밭 비닐하우스다. 가을에 김장배추를 심을까 하고 휴경 중인데 졸지에 이리되었네.
거름을 흩어 깔고 대충 긁어 섞어서 고랑을 지었다.
어제 물을 흠뻑 주고 오늘 비닐을 씌워 구멍을 뚫어놨다.

그래야 거름 가스가 빠져나가서 작물에 피해를 안 준단다.
한 이틀 놔뒀다가 고추 모종을 해야지.
오늘 비도 오고해서 비닐하우스 안에서 빗소라 들으며 일 잘했다.

작년에 심어서 겨우내 먹고 남은 김장배추들이 올해 봄 일제히 노란꽃을 피웠다. 씨앗을 받을 예정이다.
무게를 못이겨 자빠진 애를 붙들어 매줬다.

두어 시간 일하고 늦은 아침!
열댓가지 나물을 조금씩 넣다보니 비빔밥이 아니라 나물밥이 되어버렸다.
밥알은 단지 거들뿐!!! 나물간을 심심하게 해서인지 많아도 괜찮더라.

소국 삽목을 한 판 더 해놨다.
전에 곁뿌리를 캐서 심은 명자는 영 살음이 션찮아 삽목으로 다시 해야겠다.
삽목에 재미를 붙여 한참 유튜브도 보고 검색도 하면서 배우고 있다.
철쭉하고 라일락을 한번 해보려고 한다.

워낙 나무꾼이 상당으로 아쉬람터로 갖다 심는 수가 많으니 사다 심기에는 감당이 안되어서다.

오늘 비도 오고하니 뒷마당에 앉아 삽목하면서 봉덕이랑 노닥거리며 놀아야지!!!
봄비가 수량은 적어도 자주오니 밭작물들은 잘 자랄거다.
덩달아 풀들도 살판났지!

그래서 이 비 그치고 땅이 좀 마르면 풀하고 쌈박질 한판 벼르고 있는 중이다.
뭐 대충대강이지만~ 이젠 사생결단 안 하려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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