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며칠 날이 봄날같다가 하루아침에 기온이 뚝!
우중충한 하늘이 되어버렸다.
어젯밤 하늘에 달무리가 지었던데 오늘 비가 오려나 그리 싶었지만 비는 아닐 것 같고…
저 안쪽 골짝엔 또 모르겠다.
봉덕이는 이런 날씨엔 지 방에 들앉아 꼼짝도 않는다.
들냥이들과 마당냥이들이 물 찾아 먹이 찾아 오간다.
닭집의 닭들은 이제나 저제나 쥔장 모이통 들고 오기만 목빼고 기다리고~
한바퀴 돌아보고 살펴주고 들어와 아궁이 앞에 앉아 군불 지핀다.
아직까지는 장작 댓개씩은 때줘야한다.
따끈한 아랫목이 요긴한 철이다.
슬슬 봄나물이 나오기 시작한다.
쪽파가 실하게 올라오고 매주 한 바구니씩 다듬어 반찬을 만든다.
이럴때 쪽파전 구워 막걸리 한잔 걸치면 좋으련만 다들 바쁘다네…
부지깽이나물도 도려먹어도 좋겠고 냉이는 이미 쇠어버렸고 쑥이 올라온다. 아직 어려 좀더 기다려야겠지만~
삼동추가 올해는 귀하다. 씨를 뿌려놨었는데 겨울에 비가 잦아 그러나… 드문드문 싹이 터서 먹을게 별로 없네~
대신 봄동과 시금치가 대신 그 자리를 채워주고 있다.
상추 모종을 한고랑 내다 심었다.
각종 씨앗들을 꺼내어 파종할 준비를 해야하는데 미적미적 미루고 있으니 어쩌면 좋으려나…
정구지가 쑥쑥 자라올라온다. 좀 있으면 잘라먹어도 좋겠네.
달래가 꽤 괜찮아서 겉절이식으로 많이 무쳐놨다.
상당 밭에 올라간 봉덕이는 뭘 그리 파제끼나~
두더지굴을 발견했나? 참 열심히도 판다.
산밭에서 일 마치고 마을로 내려가는 길~
소나무가 우거져 마치 터널같다.
매화는 하나둘 몽우리가 터질라한다.
작년에 비해 좀 늦는듯…
이 골짝이 엥간히 추운갑다.
아직 감자를 못 심었다.
거름은 뿌렸으나 일손이 없어 밭을 갈지를 못했다.
마을엔 진작 다 심었던데 우린 해마다 늦는다.
항상 때를 못 맞춰서 남들 다 심은 뒤에야 서둘러 심는다.
올해 감자를 심지 말까 뭐 그런 생각도 든다.
먹을 입도 막 줄어들고 장에 내다 팔 것도 아니니까 점점 농사일을 줄일 생각밖에 안 한다.
이웃 아지매네는 올해 농사일을 팍 줄인 모양이다. 이제 일을 잘 못하겠단다.
자식들이 와서 밭장만을 다 해주고 가더라.
집 가까운 밭을 놀릴 수도 없고 감자 심어 캔 다음에 김장 무 배추를 갈면 되는 밭 하나
텃밭으로 요긴하게 쓸 밭 하나
이런저런 나물이나 줄창 터잡고 사는 애들 밭 하나
그렇게만 남겨놨다.
그러면 문제가 생기는데 고추는 어따 심나?
해서 큰 밭 하나를 다시 짓기로?!
옥수수도 갈아야 하고~ 고구마는?! 들깨는?
고민일세~
이래서 탈이다!
이번주에 모든 걸 결정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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