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창밖에 눈 내리고~

산골통신 2024. 1. 9. 13:36

저녁부터 온다더니 낮부터 내리시네~
작년 3월에 어거지로 만든 보일러실겸 온실에서 하루종일 노닥거리고 있다.
아랫채 선룸은 봉덕씨가 드나드는 개구멍이 있고 또 아궁이칸에서 들어오는 찬바람이 좀 있어서 햇살좋은 낮 제외하고는 오래 앉아있기 좀 그러하다.

나무꾼이 이 온실에 홀딱 반해서 햇살 좋은 낮에는 줄창 여기서 산다. 책 한권 들고 들어가면 안 나온다!
너무 좋단다! 천국이란다~
집보다도 더 따뜻하고 안온하단다.
비록 저짝 한쪽엔 보일러난방수통이 있고 이짝 한쪽에 원탁과 소파를 갖다놓아서 겉보기엔 창고같지만 뭐 까이꺼 뭐어때~ 좋다 ㅋ

남향 유리문 밖에는 텃밭과 비닐하우스가 바로 보인다.
월동시금치가 납작 엎드려 겨울을 나고 있고 봄동이 잎은 다 시들고 뿌리가 땅속에서 겨울을 이기고 있다.
소국 화분이 몇개 있는데 너무 무거워 비닐하우스 안으로 못 옮겨서 왕겨를 대신 듬뿍 덮어줬다. 그랬더니 들냥이들이 따뜻한지 해바라기용으로 애용하더라…

애기범부채 화분이다.
마당에 심어놓으면 겨울에 얼어죽어서 캐다가 여기서 살게했더니 저리 초록초록하다.

내가 뭐 물리학자가 될것도 아니고 대충 눈가는대로 휙휙 읽어나가고 있다. 반은 재미없고 반은 흥미롭다!

이 겨울~
창밖 눈 내리는 걸 바라보며 책하고 눈쌈하는거 그거 꽤 괜찮은 일거리다.

우연히 구운계란 만드는 팁을 얻어서 당장 해보았다!
압력밥솥에 키친타올 댓개 겹쳐깔고 소금 한숟갈 녹인 물 400ml 넣고 만능찜 90분 누르니까 딱 되더라~
더 쫀득하게 하고 싶으면 물 한컵 더 넣고 30분 더 하면 된다나 그러는데 그냥 이정도로도 맛나더라!

이러니 닭을 안 키울 수가 없다고라…
마트에서 산 달걀은 맛이 없으요…
아이들도 그 맛 차이가 너무 심각하다고 올때마다 가져가려한다니께…

닭알 색깔이 저리된 건 청계와 오골계와 토종닭이 섞여서 그렇고 쟈들이 먹는 모이가 뒤죽박죽 오만잡것들을 다 주서먹어서 그렇단다.

창밖에 눈 내리는 걸 구경하며 들냥이들이 서둘러 비닐하우스 개구멍으로 들락거리는 걸 째려보며~
책 한줄 읽고 딴 짓하고 노닥거리고 논다.
오늘낼은 놀자!!!

도시 친구들이 놀러오고 싶어하는데 산녀네 주말엔 온가족이 모이는 날이 되다보니 평일에 올 수 있으면 오라고 했다.
그랬더니 다들 묵묵… ㅋㅋㅋㅋㅋ
이젠 식구들이 모이는 주말휴일 시간들이 중해졌다…


그나저나 여기에 벽난로 하나!!!
참 아쉽네~ 연구 좀 해봐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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