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뭐든 만들어묵자!

산골통신 2024. 1. 1. 19:47

수제 두유에 이어 이번엔 수제 요거트~
시작은 나무꾼이 원해서리…
워낙 부실하게 타고난 몸 때문에 병원과 약보따리를 달고 사는지라 뭐든 좋다는 건 다 해먹였다.

언제 어느 어르신께서 물으시더라구…
당신 아들이 암인데…
뭘 먹였고 어찌 간병했느냐고 비법 좀 알려달라고…
“뭐든 좋다는 건 다 먹였어요!“
이 말 밖엔…

계획도 뭐도 없이 눈에 띄는대로 생기는대로 원하는대로 있는대로 해먹었다.
그 뿐…

이번엔 수제 요거트~
몇년 전에 만드는 기구를 사다가 해먹었었는데 그 뒤로 안 했나… 왜 안 했는지 그건 기억에 안 나고…
이번에 다시 먹어보자고 하네!
그럽시다 그럼…

우유 네 팩에 플레인요거트 두 통 사서
지금 보온밥솥에 넣어두었다.

우유팩 그대로 우유를 좀 덜어내고 그 만치 요거트를 채워서 뚜껑 닫아 넣었다.
1시간 보온으로 해놓았다가 끄고 10시간 그대로 냅두면 된단다.
내일 아침에 맛볼 수 있겠군!

수제 두유도 한 통 그득 만들어두었다.
내일 나무꾼 짐보따리에 실려갈거다.
청국장에 두유에 요거트에 모두모두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참말로…

요건 시험삼아 콩 한줌 물 두어 컵 분량만 해본거다.

딱 35분만에 두유가 되어 나와서 둘이 나눠 마시고도 저리 남았다.
그냥 그대로 먹어도 고소하고 소금 넣으면 더 좋고 물을 적당량 타마셔도 좋고~
아이들도 맛있다고 좋단다…


산녀 먹을 걸로는 묵은지찜~
3년 묵은~ 2년 묵은~ 또 작년 김장김치(해가 바뀌었으니 1년 묵은)
하여튼 묵은지가 냉장고에 그득이다.
한 냄비 그득 지져놓고 신났다!

군불때는 가마솥에 시레기 한솥 처넣고 불을 땠다.
이번 무시레기는 도시장정 둘이 반타작을 내놔서 아껴먹어야 한다.

이역만리 혈육에게도 보냈는데 작년만치 못보냈다! 에잉~

시레기 반 묵은지 반 넣고 쟈글쟈글 끓여놓았다.
이제 한동안 뭐해먹을까 걱정 안 해도 된다.
여기에 감자탕용 돼지뼈를 넣으면 금상첨화인데 다음번으로 미뤄놨다.

아~
수제 두유가 신통방통한게 식전에 한 컵 마시면 속이 따뜻해지고 배가 든든하다.
농사지은 콩으로 직접 만들어 먹으니 좋고
두유 뿐 아니라 콩찌개 콩국수 콩죽 등등 여러가지로 해먹을 수 있으니 더더욱 좋더라.
이제 매주 나무꾼 일터로 갈게 더 늘었다.

옛날 삽작거리에 인기척이 나면 울 엄니 물 한 바가지 떠서 죽솥에 들이부우셨더랬다.
콩죽을 끓이시다가 먹을 입이 갑자기 더 늘어나니 급조하신 게지…
콩은 없는 살림에 아주 요긴한 식량 대용이었다.

요새 매일 저녁 콩 고르는 일거리가 생겼다.
조금씩 하는지라 일 진척이 안 나…
두런두런 마주앉아 이야기 나누며 하면 금방 하겠는데…

산골엔 일감 갖고 모여 수다떠는 동네 사랑방이 사라진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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