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덕이는 가끔 저런다.
왜인지는 모른다.
등짝이 가려워서?! 라고 그냥 그려려니 할 뿐…
아이가 말하길
동물뼈가 있으면 그 곳에서 저러더라고…
히익?!
너 뭐냐?!
어제도 같은 장소에서 저러더라…
봉덕이 취향을 내 어찌 알랴! 냅둬~
늘 같이 산책하는 삼색이와 까망이가 아니라 노랭이가 따라붙었다.
아이가 패딩옷을 입혔는데 저것도 냅다 산에 벗어던지고 올까 싶어 한번 입히고 안 입힌다.
날이 우중충하다!
아침부터 몸이 찌뿌둥 무겁더니 만사 귀찮아서 일하려다가 다시 겨들어오고 다시 나가서 일 좀 하려다가 겨들어고를 반복하다가
큰맘!!! 먹고 겨나가서 밀린 일 한 가지를 하고 들어왔다.
닭집엔 모이를 안 주고 김장배추 겉잎 우거지 모아둔 걸 두어 소쿠리 갖다 부어줬다.
니들 오늘은 이거 먹어! 밥통에 남은거 말끔히 안 먹으면 밥 안 줄겨!
오늘은 밥통 바닥 청소햐!!!
이노무 달구시키들이 맛난것만 골라먹고 남겨둔 것들이 많아서 가끔씩 청소하는 날을 잡는다.
지들이 어쩔겨~
굴러다니는 호박도 마저 쪼아먹고 무쪼가리 배추 우거지도 싹 먹어야지!
니들은 배가 부른겨~
밖에 사는 들냥이들은 요새 배고파서 산녀만 쫓아댕겨!
내가 쟈들하고 숨바꼭질 하는 중이야!
삼숙이 새끼들인 마당냥이들은 내 어찌어찌 밥멕일 수 있는데 중성화를 시켰으니까…
들냥이들까지는 내 어찌 해볼 수가 없다고!!!
쟈들을 불쌍하다고 챙기게 되면 쟈들이 낳는 새끼들까지 거둬먹여야하거든!!!
큰일나!!! 일년만에 수십마리 백여마리로 핵분열한다고!!!
마당냥이들이 먹는 걸 보더니 들냥이들이 자꾸 기웃거리면서 같이 먹어서리…
금새 여섯마리가 들락날락…
산녀 발자국 소리만 찾아댕긴다…
맘이 순간 약해져서 밥이라도 한번 주는 날이면 쟈들 여기 터잡고 산다구!!!
안돼!!!
니들은 사냥해서 먹고 살아!
눈 딱 감아야혀!!!
지지와 봉이가 죽은 뒤로 아랫채가 깔끔해지고 조용해졌다.
존재감이 컸었나보다.
모과나무 아래 조그만 봉분이 두 개 만들어졌다.
오며가며 눈길이 절로 간다.
하루종일 날씨가 이럴 모양이다.
이런날엔 집안에서 놀아야지…
서글프다…
큰아이가 보낸 꽃게 한박스~ 이따만한 게가 11마리나~ 흐미 시상에나..
니가 엄마 닮아서 손 큰거냐?
그건 안 닮아도 되는디…
모조리 간장게장 담을란다~
나무꾼이 엄청 좋아하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