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병아리의 난

산골통신 2023. 8. 3. 20:28

요 망할 아기냥이들이 병아리를 사냥했다.
닭집 안으로 들어가서 잡은 건지 아니면 나왔다가 집에 못 들어가고 있던 놈을 사냥한 건지
뭐 어쨌든 병아리 한 마리 잡혀 죽었다.

봉당에서 아기냥이 한 마리가 뭔가를 갖고 이리 던지고 저리 던지고 물고 씹고 하길래
저놈이 산비둘기를 잡았나... 뭐 그랬지.

아뉘!!!!!
이놈아!
너 그거 뭐냐?! 병아리를.......

어쩐지 좀전에 고추 따고 있을때 닭집에 닭들 소리가 좀 심상찮더라니...
그때 사냥했구나!!!
병아리는 아직 죽지도 않은채 산채로 고양이에게 이리저리 내던져지며 장난감 신세로 전락해 있었다.
차마 그걸 살리자고 뺏을 수도 없고... 살 가망이 없는지라... 그냥 눈을 돌려버렸다.
에혀 니들 본능인걸... 고양이 눈에 띈 병아리가 재수없는거지.

그래 맘 묵었다.
들냥이들 밥 안 준다!!!
마치 맡겨놓은양 내놓으라고 소리소리 고래고래 지르는 삼남매고양이와 그 새끼들~
내가 니들 밥 준건 똘망이를 봐서야! 결코 니들이 이뻐서가 아니었어!

똘망이가 지 색시가 아기들을 낳고 죽은뒤(아마 그랬을거야) 니들을 맡아달라고 한듯싶어서 봐준겨.
이젠 니들 다 커서 새끼낳고 또 그 새끼들도 다 컸으니까 독립혀!

이젠 똘망이도 안 오고 더는 니들을 봐줄 이유가 없네.
비록 뱀은 열나게 잡아줘서 고맙다마는~ 이젠 나한테 상납 전시하지 말고 니들 다 묵어!!!

또 닭집에 격리시켜둔 장닭 네 마리 중 두 마리가 탈출했다. 아마도 고양이가 들어와 병아리 사냥을 하니 위기를 느끼고 울타리를 들어올려 기어나온듯!!!
아마도 짐작에!!!

그래 오늘 저녁에 그놈들 잡아서 들여놓으려고 시계를 보고 있다. 밤늦어 어둑해져야 잡을 수 있거든.
어둠 속에선 닭들이 맥을 못춘다.

어제 따둔 두물째 고추들을 씻어건져
건조기에 넣어 말리고 있는 중이다.

60도에서 하루 55도에서 이틀 72시간 말린다.
태양초 만들기에 날씨가 그저그만이긴 하다만~
옛날 자잘한 고추종자들이라면 몰라도 이 종자는 좀 크다.
가위로 일일이 반으로 갈라 말린다면 되겠다마는 에라~ 내 그런 정성은 없네...


식전에 두어 시간 닭집 둘레 풀 쳐내고 고추 씻어 건조기에 넣고 아침일 끝.
대낮엔 책 보다 티비 보다 유튜브 보다 자울자올 졸다가
저녁 해거름에 이 마당 저 마당 저 윗마당 화분들에 물 흠뻑 주고 털털 내려왔다.
물 주는 일도 보통이 넘는다.
하루 잠깐 방심하면 다들 축축 늘어져 나 죽겠소 하는걸~

그래도 아침저녁 기온이 다르다!

이제 슬슬 닭집에 장닭들 잡아 가두러 가볼까나...
누가 후레쉬라도 비춰주면 좋겠구마는...
아무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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