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남아나는 게 없단다.
냇가 근처 논밭 과수원 등등 포함 집도 쓸려내려가고 나무가뿌리채 뽑혀서 물에 떠내려가고 없단다.
논이고 밭이고 그저 흙모래 잡목더미 폐허로 변해버렸단다.
논둑 밭둑 무너진건 피해도 아니고
작물 병오고 쓰러지고 한 것도 문제가 아니더라...
여기다 비가 더 온다니 다들 말을 잃은채 하늘만 바라보더라...
다들 망연자실 그저 이웃마을에 비해 인명피해 없는 것에 가슴을 쓸어내릴 뿐...
상수도는 나흘만에!!!
비록 흙탕물이 섞이긴 했지만 나오고...
물이 나오니 세상 좋은거!!!
한참 물 틀어놓고 고맙다 고맙다 절로 고개가 숙여지더라...
급하게 밀린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했다.
사람사는 꼬라지가 여엉 봐줄 수가 없었다는...
지하수 관정을 살려둔 것이 얼마나 잘 한 것이었는지...
아직도 두 군데 관정에선 흙탕물이 섞여나오고
일오재 물만 깨끗해서 거기 뮬을 일삼아 퍼날라 쓰고 있다.
나무꾼이 늘 건강이 안 좋으니 그간엔 일오재에서 거처하게 했다. 밥을 해날라가며..
사람이 마실 물도 문제지만 욕실과 화장실을 못쓰게 되니 난감 그차체더라.
해서 나무꾼만 피신시키고 산녀는 집에 남았다.
그동안엔 흙탕물이라도 심하지 않으면 무심코 마셨는데
이번엔 바로 배탈이 나더라!!!
한동안 애먹었다.
매번 물을 끓여 마셔야했네...
오늘 낮부터 물이 나오니 그간의 불편해서 고생한 거 다 잊어버리고 룰루랄라~ 집청소며 이것저것 되는대로 하고 있다.
우리집과 엄니집에 들락거리는 마당냥이들이 산녀만 보면 소리를 꽥꽥 지른다!
마치 외마디 비명을 지르듯...
매일매일 퍼붓는 빗속에서 이놈들이 사냥을 못했나보더라...
먹을 걸 주니 허겁지겁~ 흡입을 하더라!
밥그릇을 한군데 더 놓아줬다.
싸우지말고 먹으라고...
봉덕이가 개밥을 안 먹고 고양이밥을 자꾸 먹어서 골치다!
개밥은 곰팡이가 슬어있을 정도로 외면하고 안 먹는다.
맛이 없나 싶어 아이들이 최고 좋은 걸로 사줘도 안 먹는다...
싸구려 길냥이밥만 줄창 뺏아먹는다...
아무래도 고양이밥을 숨기고
이놈을 굶겨야겠다!!! 안 먹으면 지손해지 뭐~
닭집을 옮겨야 할 이유가 생겼다.
기존 닭집을 해체하고 그 웟밭으로 옮겨야겠네.
이 공사를 하려면 세월아 네월아 할지
아니면 도시일꾼들을 소집해서 할지 연구 좀 해봐야겠다.
이 비 그치면
할 일이 억수로 많다.
비가 저질러놓은 일들이 엄청나다!
상당 농막뒤 츅대가 무너지는 바람에 그 밑에 있던 상사화 국화 무더기가 그대로 깔렸다...
저걸 희생시켜야할지 살려야할지...
두고봅세!!!
비가 그치고 땅이 좀이라도 말라야 뭘 해보지...
비는 계속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