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안 나온다.
상수도는 아무 예보없이 끊겼고 마당 지하수는 흙탕물만 콸콸~
급하게 엄니집으로 뛰어가 마당 지하수 틀어보니 흙탕물만 줄창 나오다가 뚝 멈추네~
이거 뭐야?! 지하수 모터를 들여다보니 뜨끈뜨끈
조용...
또 급하게 일오재 겨올라가서 물 틀어보니 여긴 말짱하네!!!
주섬주섬 짐싸들고 일오재로 피신했다.
비록 콘테이너 농막이지만 물없이 살 순 없으니 여기라도 감지덕지...
당장 식구들 밥을 해먹어야하는데 흙탕물로 할 순 없자나...
저 아래 냇가는 쳐다보기도 무섭고 비는 쉬지않고 퍼붓는다.
산너머 동네 어디선가 사고가 많이 난 모양...
하염없이 퍼붓는 비를 바라보며 뭐든 적당이란 것이 없구나 싶다.
오후 비가 그치고 반짝 해가 났다. 이게 뭔일?!
이 잠깐 틈새를 놓칠새라 마을 사람들 쓰러진 작물 일으켜 세우기 바쁘고 약치기 바쁘더라.
날이 들면 약을 쳐야한단다.
비 잠깐이라도 그친 김에 지하수 모터 좀 봐달라고 업자를 불렀다. 한참 모터랑 씨름을 하더니 해결... 흙탕물이 유입이 되어 관이 막혔단다. 내부 청소를 하고 여기저기 손 본 다음에 물이 나오네...
이야... 그 물 참 반갑더라!!!
물없이 하루 반을 살아보니 이거 참... 못 할 노릇이더라.
면에서 급수차는 다음에 보내고 우선 급한대로 쓰라고 식수 대여섯 병을 집집마다 나눠주고 갔다.
물은 언제 나올지 오늘낼 한다고만 하고... 장담을 못하겠단다.
하루이틀만에 사람이 꼬질꼬질하게 변하더라 ㅎㅎㅎ
시골이야 다행히 지하수가 곳곳에 있으니 급한대로 쓰면 되지만 도시에 이런 일이 벌어지면 다들 어찌 살까 궁금터라!
상당 농막 뒤 축대가 내려앉았다.
불행중 다행으로 농막을 덮치진 않아서 그나마 가슴을 쓸어내렸네...
이번 비가 여기저기 말썽을 부려놓았다.
그래도 사람 안 다치고 큰 피해는 안 나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멀리 들리는 소식들에는 차마 우리도 피해입었다 말을 못 하겠더라...
그저고저 무사무탈이 최고다!
매끼 밥만 해서 일오재로 날라다 먹었다.
앞으로 여기다가도 밥해먹을 수 있게 부엌살림을 갖춰놔야겠다. 비상시 써먹게~
이번에 아주 요긴하게 사용 중이다.
농사일 하다가 쉬는 곳이고 손님 오면 잠깐 쉬는 곳으로 냅뒀는데 참 잘 써먹고 있다.
만약 일오재 지하수도 안 나왔으면 우리
어디로 가지?!
생각하니 그거 참 기막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