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풀은 참...

산골통신 2023. 5. 10. 20:54

풀들은 사람을 참 싫어하겠다.
그런 생각이 문득 드네...

오늘 하루종일 호미들고 살았다.
텃밭 귀퉁이 쪽파를 캐서 씨앗 갈무리를 해놓고 그곳에 거름 깔고 파뒤집어 쌈채소 모종 한 판 심었다.

그러고는 일오재 뒷편 텃밭으로 올라가서 노각오이 한판 심고 말목 박아놓고~
밭고랑 풀을 긁고 밭둘레 빙 돌아가며 풀도 잡다가 밭둑에 풀 무성하니 난 것이 보기싫어 괭이로 파제껴 고랑 하나 더 만들어놨다.
그냥 하다보니 그리됐다.
거름 두 푸대 흩어깔고 고랑을 다듬어놨으니 내일 비닐 씌워야지.
그러노라고 하루해 다 갔다.
아침나절 서너 시간 일하고 낮에 서너 시간 먹고 쉬고 놀고
해거름까지 서너 시간 일하고  매일 하루 일과가 그렇다.
어제같은 오늘~ 오늘같은 내일이 지속된다.

비오기 전 뿌린 열무 싹이 일제히 텄다.
또 뭔 씨앗인지 이름을 까묵은 애도 싹이 났고... 나중 본잎을 보면 알게 되겠지 뭐~
두 군데는 아직까지도 싹이 안 나는 걸 봐서는 망한듯...
다시 씨를 뿌려야지...

요즘은 온갖 푸성귀 뜯어다 겉절이해서 밥 비벼먹는다. 다른 반찬 생각이 안 난다.

아기고양이?! 삼남매가 요즘 뱀을 잘 잡는다. 그제 한 마리 잡고 놀고 있길래 나무 밑으로 던져버렸는데 오늘 또 한 마리 잡아서 놀고 있네. 먼저 버린 애도 가져가다 같이 놀고 있어...

에궁... 괭이로 집어다 버리려고 하니 이놈 아직 안 죽었네!!!
확인사살~ 더 고통받지 말고 그만 가라! 애써봤자 소용없다!
다시 내다 버렸는데 이놈 고양이들 또 갖고오는거 아녀?!
삼남매 중 한 마리가 숫컷이고 두 마리가 암컷이었는지 한 마리가 배가 홀쭉하니 늘어졌고... 며칠전 해산을 한듯!
또 한 마리가 배가 통통하네!!! 아이구... 니들 식구를 막 불리는구나... 어쩔라고 그러냐...

그러고보니 니들땜시 제비가 오다가 가는 거 아녀?! 이궁...

분홍 클레마티스가 피어났다. 나무꾼이 보고 불가사리같다고 ㅎㅎ

마당이 온통 초록이다.
조만간 마당 풀들도 잡아야 하는데 언제 하노...

해거름... 이 시간이 가장 한가롭다. 일 마치고 들어와 닭집 알 꺼내고 문닫고 비닐하우스 문 닫고...
마당 평상에 앉아 봉덕이 간식도 좀 주고 지지랑 봉이랑 놀고...
그러면서 하루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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