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하염없이 비 비 또 비...

산골통신 2023. 5. 6. 18:15


2023/0506/ 해거름에...

모내기하라고 내리는 비같다.
사흘째 내리는 비가 그리 싫지만은 않네...
저수지마다 물이 그득하기를~

하늘보고 농사짓는 농부들은 하늘이 내려주는 비가 많거나 적거나에 울고웃는다. 뭐든 적당히가 없는지라 누가 인간만 잘먹고살라고 인간맞춤으로 해주겠는가...
그저 그 때를 잘 맞춰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가꾸고 거두는 밖에.

그제 옥수수 600여 포기와 금화규 600여 포기를 다 심었다.
도시일꾼들이 와서 해주겠다고 해서 모종 다 준비헤놓고 기다렸는데 비소식이 있네!
그것도 아주 많이!!!

비를 맞으며 심을 순 없는 일~ 조금 내리는 비는 괜찮지만 이번엔 호우경보란다.
때가 안 좋네! 비 오기 전에 일을 다 마쳐야한다.
그러자면 산녀가 서둘러야 한다.

서둘러 모종들을 구루마에 실어 모조리 밭에 가져다 놓았다.
힘들다고 안 할 순 없는 일~ 이건 속도 싸움이다!
번갯불에 콩볶아야 한다!!!

아직 일꾼들 도착 전... 하세월 기다릴 수가 없어서 연장을 다 갖다놓고 혼자서라도 일을 시작했다.
다행히 모종심는 도구가 있어 구멍을 뚫고 모종을 넣고 흙돋우고를 한큐에 할 수 있다.
다만 혼자 하기엔 무리수가 있어 2인1조로 하면 딱인데...
일꾼들 아직 고속도로에 있단다.. 나무꾼도 부지런히 오고 있는 중이고~

두 고랑째 혼자 심고 있던 차~
일꾼 하나 도착했다!
그 일꾼 붙잡고 모종심는 도구를 쥐어줬다.
꼼짝없이 착착 산녀가 던져주는 모종을 심어나갔다.
옥수수 열두 고랑 심은 뒤에야 일꾼 하나 더 도착했다. 금화규 모종을 가져다 달라해서 마저 착착 심는데 이미 해는 진작에 지고... 어둑어둑~ 그저 감으로 심어나갔다.
나중엔 운반차 불빛에 의지해서 나머지를 심고나니 마지막 일꾼 도착... 참 일복이 없는 사람이다 ㅎㅎ

그래도 다 심었다.
오늘 비 오기 전에 다 해야한다는~
해지기 전에 다 심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마치 기계처럼 일을 했다.
덕분에 일찍 온 죄?! 로 산녀에게 붙잡혀 모종을 심은 일꾼은 손에 물집이 잡혔다...
일을 안 하던 고운?! 손에 무지막지한 산녀가 모종도구를 쥐어줬으니 그 손이 그만 홀로 수난을 겪은게지!

그날 저녁
샤브샤브 한 냄비 해줬다!
텃밭에서 뜯은 푸성귀에 우삼겹에 이것저것 산나물반찬에...

다음날 비가 억수로 퍼부으니 뭔 일을 할 수 있겠나~
아침 먹고 다들 떠남...
달걀 한판 도토리묵 한 양푼 싸줬다.
차가 막혀 늦게 도착한 일꾼은 오느라 바빴고 가느라 바빴다는~ ㅎㅎㅎ

그래도 덕분에 옥수수 금화규 다 심었다.
한달에 한번씩 풀메러 오라고 엄명을 때렸지.
그리고 옥수수랑 금화규 판로를 알아서들 개척하라고도...
좋단다~

도시 어르신을 뵈러 떠나는 나무꾼 차편에
쌀이랑 달걀 산에서 뜯은 취나물 얼가리배추겉절이 아스파라거스 도토리묵 많이~ 매실액 등등 실어줬다.
어르신이 넘어진뒤로 편찮으시다하니 별거 아니지만 맛이나 보시라고...
받는 것도 좋지만 줄 수 있어 좋다.

다 떠나고 홀로 남았다.

그날 저녁부터 내리는 비가 사흘째 연속이다.
밭에는 못 들어간다. 푹푹 빠진다.
모종은 살판났지.

그날 일꾼들 기다리며 고구마 200포기도 심었다.
흙 북주기는 비 그치고 땅이 좀 말라야 가능하다.
그 일은 천상 산녀가 다 해야겠지...

비 오는 날 비닐하우스 안에서 좀 노닥거리고~
자직나무 서른 그루랑 등나무 열 그루를 화분에 옮겨심었다.
등나무는 돌축대 밑에 줄줄이 심어서 타고 올라가게 하면 어떨까 싶고...아니면 등나무교실처럼 구조를 만들어 올려도 좋겠다.
자작나무도 키워서 심을 곳이 있긴 한데 일단 키워보자구...
아직 어려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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