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기다린다.
오늘은... 내일은...
전화벨 소리에 깜짝!
문자 카톡 소리에 놀라고~
그러다 조용한 폰을 노려보며 뭐라도 소리가 나길 기다리고...
요즈음 습관이다!
까치들이 날아가면 멈춰서 안 뵐때까지 지켜서있기도 하고
뭐라도 좋은 소식 물어온나~
제비들이 헌 제비집 주변을 왔다갔다하길래 너그들 거기 수리해서 살아라~ 그 집 괜찮아!
마당냥이들이 유혈목이 뱀 한 마리 물고 놀고 있길래 괭이로 걷어다 나무 밑에 던져버리고~ 잘했다! 밥 마이 줄게!!!
식전부터 뭐든 갖다 심었다.
씨앗을 눈에 띄는대로 뿌려놨더니 아주 무성무성하다.
애호박 열 포기 묻고
쌈채소 몇가지 더 내다 심고
대파도 모종 더 하고~
하는 김에 갖은 꽃모종판 내다가 여기저기 막 꽂아놨다.
비온 뒤 끝이라 잘 살거야!
이런 날 모두 심으면 물 안 줘도 되고 좋아.
되는대로 눈 가는대로 심고 심고 또 심었다.
그러다 어둑해지길래 하늘 한 번 쳐다보고...
내일 또 하지 뭐~ 툴툴 털고 일어섰다.
국화 삽목이 남아있고 진작 해야하는데 뭐하느라 자꾸만 미뤄져서리...
고구마골에 북도 줘야하고
슬슬 헛고랑에 풀들이 올라오던데...
옥수수랑 금화규밭 북주는 건 나무꾼이 한다 했으니 눈 딱 감아야지!
이제 밭들이 하나둘 채워져간다.
씨앗이고 모종이고 뭐가됐든 다 땅에 심겨져야 봄이 끝난다.
그러고는 긴긴 여름 풀메기가 시작되겠지.
호미들고 밭을 한 바퀴 돌면 다시금 처음 밭으로 돌아가야하는 도돌이표 일이다...
논마다 이번 비로 물이 그득하다.
모내기 준비로 트렉터가 한바탕 써레질을 했고 논둑을 기계로 말끔히 깍아놨더라.
요샌 삽들고 논에 안 간다! 다 기계가 한다.
어제 어버이날 마을회관에 모여 근처 식당에서 송어회를 시켜다 푸짐하게 먹었다.
이젠 산골 마을 인구가 팍팍 줄어서 몇 안 되더라...
음식도 할 사람이 없어서 시켜다 먹는다.
팔 걷어부치고 부엌일 할 젊은네가 모두 60대인지라 그리고 다들 허리 다리 수술 한번씩은 한 경력이 있는...
다들 무리하려 하질 않는다. 그리고 이젠 음식 잘헤먹으려 하질 않고...
닭집엔 암탉 두어 마리가 알을 품으려고 들앉아있는데 진득하니 있질 않고 사람이 근처에 가면 뛰쳐나와버린다.
그러면 안되걸랑...
계속 알을 뺏고 내쫓았다.
오늘 한 놈이 밀어내도 안 나가길래 알 9개를 넣어줘봤다.
내일 제대로 품고 있으면 알둥지를 주고 안 그러면 내쫓을거다.
성호할매는 병아리 몇이나 깠는지 언제 주는지 쫓아댕기며 물으시더라~ 아주 기대가 크시다.
이제 깐지 열흘 되었으니 한 스무날 더 키워서 드리겠노라 말씀드렸다.
마당에 온통 꽃이다!
작약이 오늘 아침 피었다.
클레마티스 큰꽃으아리 참으아리 마구마구 피어나고
봉덕이 팔자 상 팔자!
샤스타데이지기 점점 마당으로 번져 내려오고 있다.
쟈들은 어디서 자라던지 냅두니까 지들 맘대로 퍼져나간다.
자연스레 닭집 올라가는 길이 꽃길이 되었네...
아쉬람터 연못 큰 잉어들은 산너머 수달이 와서 잡아묵은 걸로 그냥 결론 짓고...
새끼들이나 무사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허나 얘들도 자꾸 숫자가 줄어드는 그란 느낌이...
묵은 부레옥잠은 냅두고 새로 사다 띄워줬다.
올해는 몇포기 건져다가 월동을 시켜봐야겠다. 매해 사다 띄우자니 그것도 만만찮네.
헌 제비집에 새 제비식구들이 깃들어 살라고 앉아 쉴 전깃줄을 하나 매줬다.
몇놈 들여다보기는 하는데...
올해도 빈집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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