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나만 잘하면 된다!

산골통신 2023. 2. 22. 22:50

주중에는 혼자 있고
주말엔 벅적벅적 바글바글하고
이제 그런 시스템으로 굴러간다.

산녀도 이젠 꾀가 생겨서 주중엔 푸지게 놀고
주말에 일손 있을때 몰아서 하기로 맘 묵었다.

아이들은 주로 도시생활하다가 휴식을 취하러 오지만
가끔 빡시게 일 시켜묵을 때가 있다.
주로 무거운 것들 옮기는 일~
거름이라던가 무거운 화분이라던가~
나무 자르고 옮기는 일이라던가~ 그때그때 당첨되는 일들을 하고 간다.

나무꾼은 밀린 산골 일들을 몰아서 던져주므로 밀린 숙제 하듯 해치우고 가곤 한다.

그러면 산녀는 주중에 할 일이 없다네...
신나는 거지 뭐!
이럴 때도 있어야 하는거 아녀?!

봄농사철 닥치기 전 원없이 놀아야지!!!
농번기 닥치면 땅강아지 신세가 되어야 하니께~
지금 아니면 언제 노냐구!!!

아랫채 툇마루방을 만든 뒤로 하루 대부분을 여기서 보낸다.
대낮에 햇살이 깊이 들어오면 햇살 샤워를 할 수 있다!
눈이 부셔서 밀짚모자를 써서 가려야 한다.
툇마루에 대짜로 누워 햇살 사우나!!! 를 즐긴다!
따끈따끈 뜨끈뜨끈하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 되었다. 차 한 잔과 책 한 권~ 몇 시간이고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 생겼다네...

오만하고 도도한 지지냥이도 은근 여기 햇살을 즐기더라구~

요즘 부지깽이나물 뜯어묵는 재미가 좋다.
그러고보면 냉이 캘때 같이 나오는 나물이네~

냉이 한 바구니 부지깽이나물 한 바구니 캐고 뜯어서 반찬했다.
두 통씩 만들어 나무꾼 일터에도 챙겨주고~

이제 응달에도 땅이 녹았다.
새벽에 영하로 떨어지지만 아침해 올라오면 금방 풀린다.
닭집 물이 얼어서 병아리들이 물을 못 마시고 옹기종기 물통 옆에 모여있더라구...
큰 닭들은 얼음을 쪼아서 깨먹는데 병아리들은 아직 안되니까...
더운 물 한 주전자 가져가서 얼음 녹이고 새로 부어줬다. 격리된 네 마리 장닭들은 산녀 보기를 마치 적군 보듯 한다!
남은 닭들도 마찬가지...
산녀 기척만 나면 저~ 짝 구석으로 다들 피해버리더라...
작년 서리배 병아리들 중에서 한 서너 마리 정도 수탉이 나오지 싶다. 커가는 꼴이 수탉이여!
좀더 커서 확연히 수탉꼴이 나면 바로 잡아서 격리시켜야지!!! 서열쌈 또 하기 전에!

도시 아이들이 이제 제 자리를 잡아간다.
세 놈이 다 자기 분야에서 한몫 단디 하는가부다!
그럼 됐지 뭐~
나보다 낫다!!! 그럼그럼~
고로 나만 잘 하면 되는겨!!! 요즘 살짝 무기력증 비슷하게 와서 골골거리고 있는데...
그건 봄탓이라 퉁치고~
본격 농사철 오기 전 마지막 휴식겸 충전인거라 큰소리 땅땅치고 산다.

아직 겨울이 안 물러갔다.
서둘 필요 없다구...
오늘 드뎌 질질 끌던 책 한 권 끝장을 봤다.
인비저블이라는 책인데 참 안 읽혀지더라구...
저자가 문제인지 독자가 문제인지 번역이 문제인지 뭐 하여간에 뭐 하나는 문제것지...
그래도 그 책에서 뭘 말하고자 하는지는 알것으니께 책 이제 그만 덮자 했다네~

다음에 펼친 책이 또 고난도의 책이라...
아무래도 곤란햐... 갈수록 난독증이 심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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