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꽃이다.
어느새 모르게 피어있더라. 묵은 잎들을 정리해주니 빼꼼 내민 저 꽃들~
큰 잎들에 비해 꽃들이 앙증맞다.
월동한 시금치다.
겨우내 자라는둥 만둥 땅바닥에 착 들러붙어 살다가 날이 따셔지면서 조금씩 키를 키우더라.
겨울에 얼어버린 바깥 잎들은 허옇게 시들었다.
냉이도 밭고랑에 착 들러붙어 호미질 두어 번에 저만치 캤다.
오늘 아침 반찬은 이걸로 당첨!
딱 두 접시 나오더라.
이제 땅도 녹아서 호미질이 가능하니까 냉이나 캐러댕겨야지!
이웃 갑장총각은 약초 캐는 괭이를 갖고 댕기던데~ 뭐 그리 무지하게 할 건 없고...
쪼글치고 앉아 놀면서 캐면 되는데 뭐~
살짝 데쳐서 간장하고 들기름하고 조물조물 무쳐서 먹었다.
이제 슬슬 부지깽이나물도 뜯어먹어도 되고 냉이는 지천이고 월동시금치 부지런히 자라올라오고
삼동추도 곧 올라올거고~ 쪽파도 실하게 자라고 있더라.
얘들만 있어도 반찬 걱정없다.
나무꾼 새 일터에 매주 밑반찬을 해서 보내야 한다.
새롭게 일거리가 생겼다.
지난주 가져간 열가지 반찬들이 대박이 났단다. 그래서 아이쿠 내가 시작을 잘못했네 ㅎㅎ 버릇을 초장부터 이리 들이면 안되는데... 뭐 어쩌겠나~ 이리된걸~
이번 반찬은 멸치고추장볶음에 김자반무침 시금치나물에 냉이무침 그리고 또 뭐더라~
일주일 두고 먹을 반찬이라 더 만들어야겠다.
겨울이면 몰라도 이제 봄이니까 나물이 지천으로 깔리니 반찬 걱정은 덜하다.
그게 봄이니까!!!
날씨가 참 못됐다~ 꾸무리한 정도가 아니라 막 서글프게 쌀쌀하다.
추우면 그런갑다 하는데 이런 날씨는 일도 못하게 사람을 쭈구리로 만든다.
내일이 우수라는데... 꽁꽁 언 연못 물들이 다 녹았더라.
잉어들 안 죽고 살아있나 궁금해서 먹이도 뿌려줬는데 반응이 없네. 아직 저 밑 바닥에서 안 올라오는가벼.
밭 여기저기 거름을 갖다놓기로 했다.
큰 밭 농사는 포기하고 자잘한 집 근처밭들만 농사짓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