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닭들 등쌀에 암탉 한 마리가 기어이 죽었다.
아무래도 션찮아보여서 은근 걱정이 되었는데 다음날 닭집에 가보니 죽어있더라.
장닭하고 암탉하고 성비균형이 안 맞아서 생긴 일이다.
장닭을 한 마리만 두고 싹 잡아먹거나 격리시키거나 했어야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래됐다.
혼자 하기 엄두가 안 나서 그랬더니만...
오늘 맘먹고 장닭들을 작은 마구로 격리시켰다.
총 여섯마리였는데 한 마리가 서열싸움에 죽고 이번에 암탉 한 마리가 시달리다가 죽고...
이건 산녀의 부주의함이로다...
아까 저녁에 나무꾼한테 후레쉬랑 푸대자루 들려서 보초세우고 산녀가 장닭들을 골라 잡아냈다.
죽겠다고 난리치는 놈들을 하나하나 잡아 푸대에 넣다가 아차 그만 한 마리 놓쳤다.
내일밤 다시 시도해야지! 작은 마구를 손봐서 옮겨뒀는데 내일 아침에 모이통이랑 물통 갖다 줘야지.
이리 작은 곳으로 격리시켜두면 서열싸움 징하게 하는 꼴 더는 안 봐도 되고 나중에 잡아묵기도 좋고...
이제 암탉들이 기를 좀 피고 살겠구나! 그동안 미안타!
닭을 키우려면 별일을 다 해야한다. 장닭 다섯마리를 싹 잡아묵어야겠어.
작년 서리배 깐 병아리들이 커가니까 거기서도 장닭이 나올거거든~
그리고 올봄에 깐 병아리에서도 장닭이 나올거니까...
암탉은 환영이나 장닭은 사절이다!
수탉은 한 마리만 있으면 된다구!!! 닭을 그만 키울까 싶어도 이노무 암탉들이 자꾸 병아리를 까대니 줄어들 기미가 안 보인다.
올해는 작정하고 잡아묵어야겠어!
근데 누가 잡노 말이다...
천상 산녀가 칼을 들어야 하는디...
이런 쌈이 수시로 일어난다! 서열이 정해지기 전까지~
서열이 정해지면 그뒤엔 암탉들이 차례로 수난을 당한다...
이러기 전에 수탉들을 잡아묵었어야 했는데 늘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니 원~
니들 딱 기둘렷! 싹 잡아묵을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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