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온통 눈이다!

산골통신 2022. 12. 22. 11:39

아침 밥 묵고 치우자마자 삽들고 수레 끌고 나갔다.
일오재 공사하고 남은 모래 두 푸대 싣고 와서 삽작거리 길가에 훌훌 뿌렸다.
내리막이고 응달이라서 눈이 녹으면서 얼고 그러면 완전 빙판이 되어버리거든~ 요주의 장소여!

오늘 작정하고 완전무장하고 나섰지!
그리 춥진 않은데 바람이 불어서 절로 절로 저절로 흥얼거리기를...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에~ 어쩌고... ㅠㅠ

모래가 얼어서 푸대를 찢어야했다.
덩어리진 모래를 발로 밟아 깨고 삽으로 치고해서 일단 급한 곳만 모래를 뿌려놨네!
나머지 안 깨지는 모래덩이는 양지쪽에 두고

아침에 모래 그득 실은 제설차가 마을 한바퀴 돌고 나갔는데 아주 찔끔찔끔~ 저거 저래갖고 빙판이 감당이 되나 좀만 더 뿌리지... 눈 가리고 아웅을 하고 지나갔다!!!
에라이~ 일하는 꼬라지 하고는!!!

어제는 아침 저녁으로 눈 두 번 쓸어냈다. 마을에서도 가장 젊은 희득이아빠가 트렉터 몰고 한바퀴 돌면서 눈을 치우고...
두번째로 젊은 산녀가 삽들고 나가서 집 근처 사람 다니는 길목만 대충 치웠다.

이제 날이 풀려서 눈이 녹으면서 얼어버리면 난리다!
특히 우리집은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지나가는 곳이라
단속을 신경써서 해야한다. 여름 장마철에는 울집 앞길이 강으로 변해버릴 정도거든!!! 이따가 모래 두어 푸대 더 갖다놓고 눈 녹은 물길을 차단해야겠다.
작년까지는 연탄재로 했는데 참 지저분하더라고... 올해는 다행히 모래가 있어서 괜찮네!
도시 누군가가 땅 파서 하면 되지 않느냐고... 쯔비... 니가 좀 파봐라~ 삽질 한번에 땅에서 땅! 하고 쇳소리가 날터이니!!! 하늘은 쨍하니 푸르고 맑은데 기온은 참 차가워서 코끝이 찡~
온통 뒤집어쓰고 나가야한다.

산밑 마을이라 눈이 많이 오면 고립이 되기도 한다.
뭐 요샌 제설차가 냇가 다리께까진 뚫어주고 마을에서도 트렉터와 송풍기로 길을 바로바로 뚫어놓긴 하지만 오르막 내리막이 많은지라 사륜구동이라면 몰라도 일반 승용차는 좀 힘들다!
어제도 울집 앞 비탈길에서 승용차 한 대가 못 치고 올라와서 그 옆 공터에 세워두고 사람만 내려서 걸어올라가야했다.
그 이웃 하나도 아예 포기하고 마을 공터에 세워두고 올라갔다더라.
하도 봉덕이가 짖길래 뭔 일인가 하고 나가보니 막 연탄재를 실어다가 해봐도 안되어서 포기하고 있더라고...

뭐 겨울이면 늘상 있는 일이라~

예전에 도시 볼일 보러갔다가 돌아오는 길...
시내 터미널에 내려보니 온통 눈세상이야...
산골 가는 버스는 아예 안 다니고 택시는 그냥 도리도리~ 안 가겠대!
그걸 따블요금 주겠다고 매달려서 일단 출발은 했는데...
면까지 와서 그만 택시기사가 포기!!!
면에서부터 짐을 이고지고 끌고 마을까지 눈길을 걸어가야했었다.

비도 무섭지만 눈도 무섭더라~
언젠가 백년만의 폭설이라나... 무쟈게 내렸을때 아름드리 소나무 다 부러지고 집 처마 내려앉고 비닐하우스 납작 짜부라지고...
울집도 닭집 비닐하우스가 내려앉아 닭들이 그 좁은 틈새에서 안 깔려죽고 며칠을 살았던 적도 있었더랬다.

올해 눈 시작이 이러니 좀 겁이 나기도 한다.

저 마당의 발자국이 온통 봉덕이가 낸 거다.
개들이 눈을 좋아한다고 들었지만 저정도일줄이야~

눈도 잘 먹더라~

하루종일 왔다!!! 오고 또 오고 그침없이 오다가 해거름에야 그쳤다!

이럴때는 만두!!!
매일 만두를 빚었다~ 만두 속 한통 그득 만들어두고~
먹고 만들고 먹고 또 만들고~
몇날며칠 만두만 먹고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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