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3시경에 저짝 마을 집에서 불이 났단다.
펑 하는 소리에 깨보니 이미 불은 활활~ 80대 노인 내외분이 허겁지겁 옷가지 챙겨입고 피신...
산녀네는 거리가 좀 있고 한참 자고 있었던 중이라 깜깜무소식!!!
집 주변에서만 알고 난리가 났었더란다.
불난집 바로 옆집에서도 뭔 사람들 소리가 나서 나와본 정도로 불은 조용히 났더라네...
밤새 비가 추적추적 내렸고 바람은 없었다.
새벽에 1시 넘었나... 문득 깨어 빗소리 좀 듣다가 들어가 잤는데 그 뒤에 난 모양...
아침에 가보니 집은 뼈대만 남고 속은 홀라당 타버려 처참하더라...
노인네 두분은 마을회관으로 일단 피신해가있다가 자식들이 대처에서 서둘러 와서 모시고 간듯하다.
바람이 없고 비가 온지라 이웃집 축사로 번지지는 않아 천만 다행... 몇 미터 앞에 이웃집 소들이 있었거든... 얼마나 놀랬으려나...
소방차가 11대가 왔고 소방대원들도 스물다섯이나 투입되었다고... 기사가 났더란다.
한달 전에는 냇가 건너 저장 창고가 홀라당 타더니 이번 달에는 마을 집 하나가 사라졌다.
물과 불은 참으로 없으면 안되고 편리하지만 잘못되면 엄청나게 무서운 존재다.
오늘 하루를 안타까운 소식으로 시작하니 하루종일 맘이 뒤숭숭...
밤새 안녕하십니까?! 란 말이 이리 실감이 날 줄이야...
어제 하다 다 못한 단풍콩잎 양념 버무리기를 했다.
한 다라이를 했는데도 딱 두통 나오더라.
맛이 있으려는지 없으려는지 일단 하고보자!
아무 생각없이 무념무상~ 해치웠다.
아쉬람터 잉어들 밥 주러 가야하는데 봉덕이가 그만 눈치채고 들러붙는다.
마당냥이들이 따라붙기 전에 얼른 나왔다.
동네 한바퀴 들로 산으로 한바퀴~ 휘휘 돌고 들어오니 조금은 마음이 가라앉는디.
도시에서 산골로 귀양와서 살고 있는 지지봉이 자매 중 동생 봉이다. 이놈은 보일러를 틀면 귀신같이 안다! 따뜻하게 등을 지지며 쭉 뻗은 모습이라니... 얄미운 놈! 새해에 14살이 된다.
저 잉어 붕어 새끼들을 다 어쩔란지 모르겠네...가끔 생각날 때마다 밥은 준다마는~
참 희한하고 재미있는게 새끼들이 없었을때는 큰놈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밥을 다투어 먹었는데!!!
새끼들이 태어난 뒤로는 큰놈들이 덜 보이거나 안 보인다.
이놈들이 새끼들 왕창 까고 다 죽었나~ 생각이 들 정도로 안 보이는데
얘들도 상도덕이 있거나 새끼들 밥 먹으라고 피해주는 그런 것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이 들더라!!!
대처 친구들은 한양 나드리 안 하느냐고 성화를 대고~
은둔의 귀재 산녀는 어델 갈 생각이 통 안 들고...
지방 곳곳에 흩어져 사니까 아예 고속터미널 안에 모임장소를 예약을 했단다.
하이고~ 요즘 그런 추세라네~
가야할지 말아야할지 아직도 맘을 못 먹었다.
구찮어...
모임 당일 마음이 동하면 출발해볼꺼나~
친구들은 안다!
산녀를 볼려면 이 산골로 오면 된다는 걸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