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생각없이 봉덕이와 오르던 산길에서 비를 만났다.
요즘엔 딱히 할 일이 없어서 뒹굴뒹굴~ 구들장만 지고 사니까 봉덕이를 꼬셔서 사방팔방 쏘댕기고 오면 좀 속이 풀리거든...
봉덕이는 새로운 냄새를 맡았는지 킁킁~ 꼬리가 한껏 치솟아! 막 앞장서서 산녀를 끌고간다.
다 올라가서 비를 만났다. 후둑후두둑 떨어지는 빗방울~ 얼른 후드 모자를 덮어쓰고...
기어이 여기까지 쫒아온 까망이~
삼색이는 어데갔다가 우리가 나가는 걸 못 본듯!
여기저기 영역 표시 열일 중인 봉덕이! 딱 걸렸어!
저 벤취 위의 컵은 여지껏 그대로 놓여있다. 치울 필요성을 못 느낀듯.
저 벤취에 앉아 하염없이 멍때리고 온다.
오늘은 갑자기 만난 비 때문에 서둘러 내려왔지만...
들녘에 일하시던 이웃들 서둘러 경운기 타고 돌아오더라~
해가 점점더 빠르게 서쪽 산 너머로 가버린다.
하루하루 느껴질 정도로...
봄부터 가을까지 쉼없이 달려오다가 급 브레이크를 밟은 느낌이다.
알면서도 늘 익숙해지지 않는 요즈음의 한가로움...
그 여유를 이제는 즐겨도 되련만~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고마워해야하는데 말이다!
외로움과 고독 적막감...
늘 따라댕긴다.
가슴이 저미고 욱씬거린다.
아이들이 다녀간 다음날이면 더욱더 심하다.
전에는 하루면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왔는데 이젠 사나흘 가네...
괜찮아... 다들 그러고 살아. 다독거리며 오늘 하루도 보냈다.
바깥 하늘을 내다보면 어둠 뿐인데 시계를 보면 초저녁도 아닌... 그냥 오후다.
이 넘치는 시간을 어찌 죽이나 싶어 힘겨워지지만
그래도 시간은 흐르고 어둠은 내려앉았다 해가 떠오르면 물러가리라...
그런 나날들이 쌓이고 쌓여 세월이 되는게지!
그러니 그저 살기만 하면 된다.
봄부터 가을까지 쉼없이 달려왔으니 이젠 휴식인게야!
늘 그러하듯 적응해야지!
다시금 봄이 올테니까!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루하루가 너무 빠른 요즘~ (12) | 2022.11.22 |
---|---|
숲멍 (18) | 2022.11.16 |
군불때려고~ (8) | 2022.11.14 |
참 쓸쓸한 날씨하고는~ (10) | 2022.11.13 |
안개가 끼는 날이면 (14) | 2022.1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