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하루하루가 너무 빠른 요즘~

산골통신 2022. 11. 22. 17:14

김장을 다 하고 난 후~
이젠 추워지던지 말던지 맘대로 해라~
배째라 하고 드러누웠답니다!
이제 나는 방학이야~ 온봄내 여름내 가으내
일해서 곳간에 쌓아놓은 거 파먹고 놀거야~
내년 봄에 봅세!!!

그랬답니다~ ㅎㅎ

도시장정들이랑 네집이 어울려 김장을 해왔는데 해마다 꾀가 생겨 몇년 전부터는 배추만 절여갔어요.
근데 올해는 서로 일정이 안 맞아 한 집이 따로 도시에서 하게 되고 또 한 집이 12월로 늦춰지게 되고 한집은 다음주에나 된다하고
결국 산녀네 집만 김장을 하고 다음주에 한 집이 배추만 잘여간다네요~ 뭐 그것도 와야 온거죠!
해서 만약 안 오게 되면 저 배추 남은 거 모조리 우리가 쓱싹!

날이 추워지기 전에 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다음번 비 온 뒤에 한파가 들이닥친다는 예보가 있네요!
뭐 그러거나 말거나 난 김장 했다네~

참말이지 우리만 배추 뽑아 절이고 씻고 버무리고 하니 이건 일도 아니네요!
65포기만 했어요! 껌도 아닌거죠!
그동안 작게는 200포기 많게는 5백포기 정도~
기본으로 하다가 꼴랑 65포기라니...
너무 쉽고 일찍 끝나서 어리둥절 했다니까요!
막판엔 좀 아이구 힘들다 소리가 나왔지만~ 뭐 그거야...
작년엔 저 까만 고래통 세 개정도 절였는데 딱 하나 채우니 끝!

살짝 저염식으로 절여서 간이 마춤하게 되었어요.
올해 배추농사 참 다사다난했는데 드뎌 끝이 보이네요~

모종판에 배추씨앗 파종해서 500포기 한참 잘 키워놨는데 도시장정 차가 후진하다가 반토막 내놨고~
어찌 어찌 모종을 구해 키워서 심어놨더니 벌레들이 반토막을 내놨고~
겨우겨우 기사회생한 애들이 살아남아 막판에 힘을 내서 김장할 배추는 나왔네요!

우거지 엮어서 헛간 벽에 매달았답니다.
사진을 찍는다고 생각은 했는데 멍하니 일만 하다 사진도 못 남겼네요.

양념 만들고 버무리고 담고 하는 과정도 못 찍었어요.
뭐 어쩌다 그래 됐는지 몰라여~
하여튼 양념은 큰 타원형 고무 다라이에 그득 만들었죠.
무 마늘 생강 양파 대파 쪽파 사과를 모조리 분쇄기에 처넣어 갈아버렸고요.
일일이 채설고 강판에 가는거 못합니다! 손목 나가요! 싹 갈아서 하니까 양념따로 배추따로 놀지 않고 양념도 알뜰히 먹을 수 있고 참 좋네요.
찹쌀죽을 두 솥 했고 표고 다시마등등 육수를 곰솥으로 한 솥 끓였고요.
멸치액젓에 새우젓에 매실청으로 간을 맞췄죠.
막판 최종 간은 나무꾼하고 큰아이가 엄지척을 해서 통과!
나무꾼이 양념 뒤섞느라 고생 좀 했죠!

밥 먹을 새도 없이 다 버무려 넣느라고 수육하고 보쌈도 버무려가면서 먹었고요.
저녁에야 겨우 밥상 차려 밥 묵었네요.
김치냉장고를 비우느라 묵은지가 좀 나왔길래 김치찌개 한냄비 끓이고~

일 다 끝내고 나무꾼과 큰아이는 다시 먼길 떠나고~
남은 산녀와 작은아이가 뒷마무리를 했죠. 막둥이는 독감이 걸려서 못 왔답니다. 코로나는 다행히 아니라고 하니 푹 쉬면 된답니다. 김치 사진을 보더니 맛있어보인다고 안타까워 난리난리~
올해 김장이 아주 맛있게 되어서 엄청 집어먹었더니 담날 아침에 배가 아팠으요 ㅎㅎ 지가 매운걸 마이 묵으면 배탈나걸랑요 ㅎㅎ

다 정리하고 난 한갓진 시간에 단풍콩잎 삭혀놓은 걸 한 양푼 건져왔네요.
저걸 씻어서 하나하나 간추려야 해요.
첨부터 간추려서 삭혔으면 좋은데 가을 들녘 일 하느라 그거 못혀요~
되나캐나 항아리에 쑤셔넣고보자가 우선이었죠! 언제 그걸 간추려서 넣고 있어요~ 못햐!

그래서 지금 고생 좀 했쥬 ㅎㅎㅎ
차분차분 앉아서 하나하나 이뿌게 차곡차곡!
큰 찜솥에 넣고 푹푹 끓여내어 찬물에 씻어 푹 담궈놨답니다.
이따 저녁에나 건져서 물기 꼭 짜내고
양념 만들어둔거 쳐발쳐발헤야죠!

먼저 조금 만들어둔 걸 먹어본 식구들이 아주 좋다고 맛있다고 하는 바람에... 저게 낙엽이지~
저는 줘도 안 먹는 걸 오늘 하루죙일 걸려서 하고 있네요!

김장하고 난 뒷 부산물들은 모조리 닭집으로 갔답니다.
닭들이 아주 신났죠!

산골 이웃들도 춥기 전에 한다고 하는 것 같은데 다 하진 않은듯...
다음주말이 절정이 될듯하네요~

하루하루가 얼마나 빨리 지나갔는지 달력을 보고 놀래버렸네요~ 아침에 눈뜨고 일 좀 하다 얼마 안 있으면 해가 지는 그런 느낌!

이젠 몰라라~
메주 쑤기하고 청국장 띄우기는
맘이 동하면 하고!!!
싹 치우고 들앉아버렸답니당!!!

이제 산녀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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