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멍하는 봉덕이~
저러고 한참을 있더라...
저 멀리 보이는 조그만 하얀 머리통이 봉덕이다.
그래 언제까지 저러고 있나 냅둬봤다.
산녀는 지는 석양 멍을 때리고 앉아있고
봉덕이는 숲을 노려보며 뭐 하여간~
봉덕이는 산책길을 샅샅이 꿰고 있다. 그 한 군데라도 안 들르고 가면 막 잡아끈다.
그리고 다 들렀다 싶으면 언제 집에 가자 해도 아무 소리 없이 고개를 디밀어 목줄을 연결하라 한다.
오늘도 원없이 돌아보고 난 뒤 집에 가는 길...
어련히 이 길로 가지 싶은지 산녀를 이끈다.
그러다 꼭 들러야 하는 곳이 있다.
산녀는 그곳에 볼일이 없으므로 지나치는데 봉덕이는 그곳에 뭔 볼일이 있나보더라~
산녀를 잡아끄는데 그 힘이 보통이 아니다.
막 끌려갔네!
가봤자 뭐 딱히 하는 것도 없으면서...
영역 순찰인가?!
속시원히 순찰을 돌았으므로 이제 집에 가도 된다 이거냐?!
산녀가 산책을 하는 건지
봉덕이 따라 댕기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네!
그래도 이놈이 있으니 갑갑하진 않다.
여기 산골에선 산책하는 사람이 없다.
가끔 운동나오는 이들이 있는데 그네들도 한철이고...
고로 산책은 이곳에선 낯선~ 배부른 이의 도시풍의 놀이다!
그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해서 농번기 때는 좀 자제한다.
사실 농사일 할 때는 피곤해서라도 산책은 못하지 ㅎㅎ
대신 상당에 일하러 갈 때나 때로 아이들이 데리고 나간다마는~
오늘은 마당냥이들이 안 따라왔다. 나갈때 없었는걸 뭐~
그러다 돌아오는 길목에 삼색이가 대숲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더라 ㅎㅎ
왜 자기 냅두고 갔냐 그건가?
아웅 거리며 좀 뭐라 하더라.
다음부턴 간단히 도시락을 싸갖고 가야겠다. 봉덕이 간식도 한봉지~
숲멍하는 김에 제대로 즐기고 와야지!
연못가 벤취에서 아니면 맨 위 돌탑 앞 벤취에서~
뭐 어딘들 어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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