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참 쓸쓸한 날씨하고는~

산골통신 2022. 11. 13. 18:21

밤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그다지 추워지지 않은채 비는 그치고
기후가 좀 이상해지긴 했다. 원래 이맘때 비 오면 추워지는게 맞거든!
봄에는 비 한 번에 따뜻해지고
가을엔 비 한 번에 겨울로 성큼 발 들이는데...

목련나무 잎이 우수수 수북수북 떨어져 있어 갈퀴로 긁어다가 수국 겨울집 안에 더 넣어줬다.
오늘은 그 일 외엔 한 게 없네그려...

해거름에 뭔가 아쉬워서리~
봉덕이 데리고 한바퀴 돌까 말까 망설이고 섰는데 이노무 봉덕이 그새 눈치 채고~
방방 뛰더라.
우예 할 수 있나~ 들킨 게 죄지!
목줄을 하고 나서는데 어김없이 삽작거리에서 기다렸다는듯 따라붙은 삼색이 녀석~

아웅 아웅 난리를 치며 중간에 전속력으로 쫓아와 합류한 까망이!
노랭이들은 요새 불성실하다! 어데 가고 안 보이네~

산을 내려가 냇가 보뚝길을 걸어갔다 오면 좋은데 너무 어둑어둑해질 것 같아 나중 되돌아오는 길이...
그냥 마을 뒤로 산길로 한바퀴 돌았네.

천방지축 뛰댕기느라 사진을 찍으려해도 멈춰있어야 말이지.
쟈들은 이 시간이 참 좋은가 보더라...
마치 봉덕이엄마와 함께 하는 나드리 정도랄까~
봉덕이만 쫓아오지 산녀나 다른 사람들하고는 같이 안 다닌다.
오로지 봉덕이만!!! 봉덕이바라기들이다!

돌아오는 길에 연못에 들러 물고기밥 넉넉히 뿌려주고~
가만 서서 물멍 좀 하려했더니 봉덕이가 자꾸 가자고 보채서 또 한참 걸었네.

여기저기 멧돼지 고라니 흔적~
봉덕이도 킁킁 냄새 맡고 자기 흔적을 남긴다!
하다하다 대소변이 안 나오면 한 방울이라도 쥐어짜서 남기는 듯~ 애를 쓴다 써!
깊지는 않아도 나름 산이라 산식구들 흔적이 제법 된다.

텃밭엔 이제 무 배추 말고는 없다.
다음 주말에 김장하고나면 더욱 더 쓸쓸해지겠네.

언제 시간내서 참나무 낙엽이랑 솔갈비 긁으러 가야겠다.
낙엽은 수국들 겨울집에 보온재로 더 보충해주고 꽃밭이랑 텃밭에 뿌려주고
솔갈비는 겨우내 아궁이 불쌀개로 써야지.

날씨가 이래 그러나... 하루종일 흐리고 어둑어둑하야...
마음도 따라 가라앉아...

밭에 속 안 찬 어린 배추 뽑아다 이것저것 제사 뒤끝 남아있는 것들 처넣어 푹푹 끓이고 있다.
이거라도 먹어야 속이 좀 따셔질듯해서리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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