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노는 것도 능력이여!

산골통신 2022. 11. 8. 18:25

식전 집안팍 한바퀴 돌고~ 늘 변함없는 일과를 하고나서
오늘은 무슨 일을 먼저 해야할까...
궁리를 하며 여기저기 쏘댕기면서 눈맞춤을 하다가

진작에 뽑아놓고 처리 안 한 동치미용 무 한 바구니~
너 딱 걸렸다!
그대로 도마랑 칼을 꺼내놓고 다듬기 시작했다.
그리고 텃밭에 뒤늦게 무씨를 뿌려놔서 무는 알이 안 크지만 잎사귀가 제법 시레기는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애들이 있었다.
그놈들 안 얼었더라구~ 죄 뽑아다 시레기 해널고 자잘한 무들을 아까 다듬던 무하고 같이 다듬어 씻었다.

굵은 소금에 버무려 한통 그득 담아놓고~
아침밥 대충 끓여묵고~ 쉬다가...

쉬다가 그대로 자버렸네그랴...
이 무슨 일?! 깨고보니 자고 있었어...
자기 전 사람도 산녀일테고 잠들어버린 사람도 산녀일텐데...
도무지 일치를 못 시키겠네!

어이없어 허허~ 웃으며 도토리묵 한사발 새참으로 챙겨묵고 또 나섰다.
콩밭 비닐은 다 걷었는데 깨밭 비닐이 남아있어서 가봤지.
풀들이 뒤엉켜있어서 아주 난코스라...
나무꾼이 오면 같이 하자 했지만 그래도 둘러보러 갔었지...
엄두가 안 나더라... 그래 고개 휙~ 돌려버리고
연못으로 애들 밥주러 갔다.

물반 고기반일세~
쟈들이 지들 어미만치 자라면 어찌 되려나...
잉어먹이를 넉넉히 갖다놨다.
큰애들은 해질녘이면 나와 노는구나. 그럼 이맘때쯤 밥 주러 와야겠다.

밥을 넉넉히 뿌려줬다. 싸우지 말고 노놔먹으라고~

그러고보니 오늘 한 일이 없네?!
자잘한 무 한 다라이 다듬어씻어 소금에 바무려놓는 일이 뭐 일축에 들어가나 말이지~

그래 여엉 성에 안 차서 둘레둘레 살피다가 또 얻어걸린 일거리...
마당 수국 두 포기가 아무래도 한겹 비닐을 더 씌워야할듯해서 카시미론솜하고 비닐을 갖고왔다.
수국은 참 애물단지여~ 꽃이 안 이뻤으면 니는 퇴출이여 바로!
해마다 쓰고 모아둔 김장용 비닐봉투가 아주 요긴하네~
그대로 큰놈으로다 뒤집어 씌워줬다.
말목을 여섯개 둘러박아 카시미론솜을 둘러치고 그 위에 비닐을 덮어주면 완벽하겠지.
다른 아이들은 낙엽하고 카시미론솜을 안에 넣어주면 될테고...
차차 상태를 봐가며 해줘야지.

오늘 일은 이게 끝이다. 이런 날도 오는구나...
이제 겨울이라 농한기니 겨울농사를 따로 짓지 않으니 한결 한갓지네!

한달 전 콩잎 한 항아리 삭혀둔 것이 생각나 한 양푼 꺼내왔다. 오매불망 콩잎장아찌를 기다리는 식구들이 있어서리...

내일은 알타리무를 다 뽑아야겠네. 아까 하려고 하다가 구찮아서 돌아섰는데 아무래도 해야겠지?!
더 추워지기전에 다듬어 담아놔야지.
쪽파도 추위에 사그라들기 전에 한통 더 담아놓고...
일은 생각하면 참 많은데 안해도 뉘 뭐라할 사람 없으니 자꾸만 미루게 된다.

무심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굴러댕기는 USB 하나가 눈에 띄어
USB에 파일방 하나 만들어 블로그 글 하나씩 복사 붙여넣기로 이사시키고 있다.
진작 백업해준다 할때 받고 티스토리 블로그를 하나 새로 팔걸...
괜히 미련 떨었다가 이런 원시적인 작업씩이나 하고 앉았네...

어차피 이러나 저러나 댓글 사라지는 건 매한가지인데 말이지...
이래서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하는겨!
뭐 어쨌든 하고보자!
긴긴 농한기 겨울을 보내는 방법으로 좋지 아니한가...

일일이 글을 인쇄해서 묶음책하나 만들까 하다가 USB 하나가 굴러댕기길래...
겨우내 소일거리 하나 당첨!!!

만약 티스토리도 힘없는 세입자들을 설움주고 구박한다하면
이번엔 미련없이 뒤돌아보지 말고 훌훌 뜨자!
그리 결심했다.

해서 오늘 하루죙일 별다른 일 안 하고 빈둥거리며 놀았다는 뭐 그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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