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나절에 뭘 했더라... 집안팍 텃밭 닭집 등등 한바퀴 휘휘 도는 일은 일도 아니니까 빼고...
음 오전엔 아무 일도 안 했구만... 근데 꼭 뭔 일 한 것처럼 생각되는감?!
세상에나 하늘이 파래... 흰구름 두둥실~ 히야!!! 놀래라...
새삼스레 하늘을 올려다보며 느닷없이 천고마비가 떠올려지네... 가을이 닥친건가...
뭐 이러냐... 아직 여름을 못 보냈는데...
하긴 밤에 창가에 풀벌레 소리 요란하긴 했지.
어제는 폭우!
오늘은 폭염...
한며칠 바깥일을 못했다.
오늘은
겨우겨우 해거름에 기어나가서 마당 꽃밭 풀 좀 걷어내고...
저 아기고양이 세 마리가 있는 뒷편 꼬라지 좀 보소!
저게 뭐냐구... 세상에...
환삼덩굴 닭의장풀 우슬 까마중 메꽃 나팔꽃 등등이 휘감고 올라가서 난리 버거지네!
저노무 해 서산으로 넘어가걸랑 하자 싶어 미루고 미루다가
자꾸만 미뤄가며 안 하려는 이 심사를 딱 누르고 머리야 니는 생각해라 몸은 움직일란다~ 이카면서 꾸물꾸물 기어나갔다.
톱낫 하나 들고 땅강아지처럼 기댕기면서 덩굴 뿌리를 자르고 뽑았다. 덩굴은 그 뿌리만 찾아서 없애면 간단하니까...
그러고는 나무 위를 타고 올라간 줄기들을 죽죽 잡아댕기면 되걸랑...
한참 했네!
그리고 줄줄이 심은 국화 무더기가 잦은 비때문에 자빠져 있어서 말목 서너개 때려박아서 줄로 묶어놓고
사실 풀은 얼마 안 되는데 단 한 포기가 무성하게 뻗어나가서 다 뒤덮어...
한시간 반을 쉬지 않고 종횡무진 걷어냈다.
좀 훤~ 하구만!
봐라~ 사람 손이 무섭지! 해놓고나니 멋지잖아!
낫을 잘 갈아서 막막 휘둘렀다.
잦은 비덕에 땅이 물러서 뿌리가 잘 뽑히고 풀이 커도 연해서 잘 쳐지더라...
국화들이 척척 드러누웠길래 일으켜 세워서 묶자니 끈이 마땅한 것이 없어 그냥 빨간 노끈이 눈에 띄길래 ㅎㅎㅎ
초록끈이 있는데 이놈들 무게를 지탱하기엔 역부족일거라...
국화를 걷어 세우고 나니 맥문동들이 이제 살았다 하고 드러난다. 그래 야들이 또 있었지! 요새 한참 꽃이 피던데 묻혀서 고생했구나...
저 끄트머리에 금화규 한 포기 자라고 있더라. 갸도 휘청휘청해서 묶어줬다. 씨앗 하나가 굴러가서 저리 싹이 터 자라네...
금새 어둑어둑해진다. 하루 해가 눈에 띄게 짧아졌네!
그래도 나머지 국화 자빠진거 붙잡아매고 주위 풀을 낫으로 쳐낸 뒤 들어왔다.
저 아기냥이들이 저 털없는 큰고양이인 산녀 뭔 일 하노~ 하고 숨어서 보더라!
똘망이는 캔 하나 얻어묵고 싶어 알짱거리고...
내일은 식전에 나가서 여기저기 점찍어둔 근심거리들 해결해야겠다.
하면 되는데 무시무시한 더위 때문에 금새 지쳐서 그리고 더위먹으면 바로 기력이 떨어지니...
내일 낮부터 또 비가 시작된다니 내일 식전밖엔 일할 수 없을거야.
식전에 일하고 탱탱 맘 놓고 놀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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