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비 그친 뒤 폭염...

산골통신 2022. 8. 12. 12:27

진짜 모 아니면 도!
중간은 없다...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이리 되었지?

밤새 저 수위보다 훨 높게 흐르던 보뚝 물은 밤새 잦아들어 아침에 내려다보니 좀 맑아졌더라...
창문 열고 가만히 들어보면 물속 깊이 바윗덩이 막 굴러가는 소리 들린다구... 물이 많이 빠진 뒤 냇가에 가보면 비오기 전 보지 못했던 바윗돌들이며 모래톱이 마구 생겨있지.

징검다리와 외나무다리가 있었을 적에는 큰물질때마다 다 떠내려가서 다시 놓아야 했었어.
어릴 적엔 내 몸보다 더 큰 바위가 하룻밤새 사라져버린 걸 도무지 이해를 못했었는데...
그리고 저 보뚝... 저기를 건너가려면 담이 좀 커야했었고...
공갈다리라고... 콘크리트 다리가 저기 저 한참 아래 멀리 생겼을때 거기까지 가기가 너무 멀어 엥간하면 저 보뚝을 넘어다녔고 냇가 너머 신작로에 다니던 하루 몇번 없는 버스는 냇가를 건너던 사람들을 기다려줬었다.

산너머 상류쪽에서 큰 비가 내리면 눈깜짝할 새에 멍석말이처럼 물이 굴러내려오는 일도 흔했다한다. 산이 깊고 골이 깊어서 큰물질때 저 냇가를 건너 집엘 오려면 목숨을 담보해야했다나...

어느해 그 멍석말이처럼 물이 굴러내릴때 장에 갔다 오던 장정 11명이 그대로 순식간에 휩쓸려갔다고... 그게 뭐 수십년 전밖에 안 된 일이여...

수세미가 주렁주렁~ 골조만 남은 비닐하우스에 심어뒀더니 볼만하다!

조롱박도 닭집을 죄다 뒤덮으며 자라고 있고~
저 조롱박 다 익으면 바가지 맹글어야징! ㅎㅎ 신난당!

금화규 첫 꽃이 피었다.
저 꽃을 막 따먹어도 되는데 뭐 별맛이 없어서리 패스~
아침마다 피는 꽃을 따서 이쁘게 말려봐야지.
작년에 만든 건 보관을 잘 못해서 곰팡이가 슬었더라구... 바싹 말리거나 아니면 냉동보관을 해야하나벼...

저 금화규 씨앗을 심으라고 처음 가져다준 친구들이 올가을에 수확하러 온다고...
달라는 사람이 많아서 다 자래갈려나 몰러...

하여간 금화규환을 먹은 뒤로 피부가 좋아지고 뭔가 모르게 몸 어딘가가 좋아진 그런 느낌... 딱 잘라 뭐라 말은 못하겠고...
그리고 친구 하나는 탈모가 멈추고 검은머리가 나더라나...
흠 산녀 머리칼이 그리 억세고 뻣뻣하고 빗자루같고 뭐 그랬는데 요새 보면 엄청 부드럽고 차분해졌어. 이건 뭔 효과인가?!
또 몇사람은 뭐가 좋아졌는지는 모르겠는데 이구동성 컨디션이 늘 좋다고! 전엔 안 그랬대...

하여간에 산녀를 보는 사람마다 금화규환 타령을 하는 바람에 만들어둔 환은 꼭꼭 숨겨놨으!
이 사람들아~ 우리 먹을 것도 없으! 내년에 많이 심을테니 그때 봅세!!!

내년에 아쉬람터밭에 모조리 금화규를 심을거다!
뭐 그건 고라니 오소리 멧돼지가 안 건드리겠지!!!
심고 가꾸는건 산녀가 할터이니 수확은 그대들이 하고 그대들이 환을 만들던지 팔던지 맘대로 하소!!!
라고 선포했네~ ㅎㅎㅎ 다들 좋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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