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난데없는 붕어들~ 그리고...

산골통신 2022. 8. 11. 17:46

아마도 나무꾼 몸 보신시키라고 보내준 것인듯...
낚시한 거라고...
저걸 어찌어찌 손질해서 한냄비 끓였다.
저걸 내손으로 해먹은 적이 없었으니 뭐 매운탕식으로...
총 51마리~ 잡아갖고 몽땅 여그로 보낸듯~

자잘한 놈들이 미끄러워서 자꾸만 손에서 빠져나가니 아주 다듬느라 애먹었네~
그리고 지느러미에 손톱밑을 자꾸 찔려서리... 아구 아파라...

뭐 되는대로 눈에 띄는대로 텃밭에서 뜯어와서 마구 썰어넣고... 양념장 만들어 끼얹고... 푹푹 끓였네.

무는 없으니 패스~ 정구지 한줌 뜯어넣고 깻잎 좀 썰어얹고
아차! 방아잎이 있었는데... 다음번엔 방아잎도 좀 넣고!

오후에 비가 잠깐 그치길래 저 아래 냇가도 궁금하고 해서 나가봤지!
이장방송에 이따 6시에 저 상류쪽 경천댐 수문 열어서 방류를 하니 하류쪽 마을사람들 조심하라고... 냇가 근처 가지 말라고...
흠... 그럼 지금 나갔다와야겠네~
한참 가다가 문득... 우산을 안 갖고 왔어 ㅎㅎㅎ
빗방울은 간간이 뿌리는데... 아무 생각없이 참내!!!

냇가 다 다다라서 보뚝이 안 뵈도록 흙탕물 도도하게 흘러내려가는 걸 보다가...
막 비가 퍼붓네!!!
아이구야... 이 멍청아!!!
그래도 뭐 구경할거 다 하고 비 쫄딱 맞으며 집엘 왔다.
멀기도 멀어라... ㅎㅎ
원래도 비맞고 돌아댕기는 걸 좋아해서리...

가다가 논 물꼬 근처에서 미꾸라지도 만나고... 옛날 어릴적 이런 비가 내리는 철이면 논마다 물꼬를 다 열어놓거든~
그러면 논골뱅이 논미꾸라지 논붕어 조개 등등 온갖 것들이 다 떠내려와...
그걸 소쿠리만 물꼬에 딱 대놓고 건지면 되걸랑~
봇도랑에 첨벙거리고 들어가 놀면 참 재미났는데...

어른들은 큰 투망이나 반두 가지고 냇가 기슭 풀섶을 뒤져서 물고기 잡고~
그런 날은 큰마당에 솥 걸고 매운탕에~ 동네 잔칫날이었지!

상류쪽으로 올라가볼까 했는데 길이 험하네...

이젠 뭐 조바심 안 내기로 했다.
타이밍 못 맞춰서 밭장만 못해서 김장무배추 못 심으면 뭐 김치 해먹지 말지 뭐~ 까이꺼...
우리 무 배추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많지마는 ㅎㅎㅎ
이럴 때도 있는겨!!!

비를 맞은채로 션한 맥주 캔 하나 꺼내서 들이키고 있다.
똘망이가 잠깐 아는 척하고 갔다.

이 비 그치고 땅이 좀 마르는대로 일폭탄이 기다리고 있지...
나무꾼은 몇날며칠 예초기를 들고 들로 밭으로 누비고 다녀야 할거고
산녀는 이런저런 밭 장만해야할거고..

내일이 백중... 음력 7월 보름이네.
처서 전까지만 심으면 된다고 하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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