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흐리기만 했던 하늘에서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뭐든 적당한 법이 없는 하늘...
비가 적게 와도 탈... 많이 와도 탈...
인간의 기준에서 적당이란 어느 선일까...
해거름에 이장 방송을 했다. 오늘 저녁에 더 큰비가 예정되어있으니 각별히 조심들하시라고...
아직 김장무배추밭을 장만 못했는데 이번 비로 더 늦어지겠구나... 천상 다음주로 미뤄야겠네...
이웃들은 벌써 밭장만 다 하고 모종 심은 것 같더만~
참 빨라... 이 동네 아지매들 일솜씨는 진짜 놀라워...
바깥일은 비 때문에 못하고~ 닭집이랑 마당식구들 밥만 챙겨주고 뭐 다른 일은 못했다.
잦은 비덕에 여기저기 풀들이 제세상 만났더라~
작물들도 덩달아 잘 자라기는 하더라마는...
비닐하우스 골조만 남은 곳에 먼데서 보내주신 수세미 씨앗이랑 조롱박을 줄줄이 심어놨더니 수세미 노란꽃 터널이 만들어졌다. 혼자 보기 참 아까운 ㅎㅎㅎ
기다란 수세미가 주렁주렁~ 볼만하다!
조롱박도 여기저기 달려있어서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 하얀 박꽃이 참하게 피더라...
올 가을에 수세미도 만들고 조롱박 바가지도 만들어봐야지~
잼나것다!
오늘은 하루종일 부엌에서 놀았다.
일없이 뒹굴거리는 것도 못할 일인지라...
모처럼 부엌살림을 뒤짚어엎었네~
수납공간 구석구석 처무져있던 것들 죄 꺼내어 정리하고 냉장고 냉동고 청소 정리하고 버릴 건 버리고...
그러느라고 하루 한나절 다 보냈다.
이래 치워놔도 얼마 안 가서 다시금 허드레 창고같아지지마는|
한동안은 좀 말끔해보이겠지 뭐~
멀리서 배추김치 한봉지와 참붕어 한박스를 보내왔다.
가끔 산골에 오실 적에 몇번 밥해준게 다인데... 매번 뭔가를 보내주신다.
몇번이나 딸기도 보내줘서 따로 사먹어본 적이 없다.
햇배추 김치가 참 맛있어서 밥 한그릇 뚝딱 먹어치웠다.
문제는 저 참붕어 한박스를 다 어찌 할거냐다...
산녀 평생에 참붕어는 해먹어본 적이 없다고...
낚시하시는 분이 잡아오신 거라고...
저걸 손질해서 소분 냉동시켜놓던가 아니면 뭘 어째야 하나...
나무꾼은 붕어찜이나 조림을 해먹자는데...
내는 해본 적이 없으요!
천상 인터넷 뒤져서 공부해야겠구만~
주는 건 편하고 쉬운데 받는 건 아무래도 익숙치가 않다.
그간 산녀 인생은 뭘 받는 삶이 아니었거든...
그러던게 언제부터인가 받기도 하는 인생이 된듯햐...
창밖 빗소리가 끊임없이 들린다.
밤새 오려나...
저 아래 냇가엔 진작부터 황톳빛 물이 콸콸 무섭게 흘러내려가고 있더라.
이제껏 아끼던 비가 이번에 다 오는 건지...
내일 아침에 나가서 비설거지 할 게 있나 둘러봐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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