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멧돼지란 놈이!

산골통신 2022. 8. 6. 09:13

고구마밭하고 콩밭을 뒤집어놨더라~
고구마순하고 노각오이를 따려고 올라갔는데...
하이고 저 바랭이 풀봐라~ 드문드문 난 방동사니는 애교일세~
왜 바랭이 융단폭격이라 하는지 알 수가 있다.

콩밭은 멀리서 보기엔 그럭저럭... 가까이 가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라니가 뜯어잡수신 흔적이 군데군데...
헌데 멧돼지란 놈이 울타리를 흙을 파서 들어올렸나벼! 큰 놈은 아닌듯하고 작은 놈...


콩고랑 지렁이 잡아묵으려고 헛고랑을 다 파뒤집어놨네~
밭 잘 갈아놨구만~
고구마밭으로 가보니 하이고... 여기는 고라니에 멧돼지에...
고구마를 죄 뽑아놓고 파먹었네! 어디 속에 고구마가 들었디?!
이거야 원~ 뭐하나 얻어묵을게 없네! 좀 나눠먹자고 해도 산식구들이 어디 말을 듣나! 식탐이 사나와서리~

헐헐거리며 노각오이밭으로 가보니 야들이 노각오이는 별로 맛이 없는지 안 건드렸네!
노각오이 한 바구니만 따고 돌아왔다.

내년에는 아쉬람터 밭에 농사 못 짓겠네! 고라니에 오소리에 멧돼지에... 아주 골고루 방문하시는걸~
올가을 김장무배추 심는걸 끝으로 접어야겠다.

똘망이가 이제 집고양이로 오고싶은지 자꾸만 집을 맴돈다.
황매화 덤불 아래 터잡고 들어앉아 그곳에서 자는가보더라.
마당냥이 중 서열 1위 노랭이가 그걸 가만두고 보나~
신경전이 보통이 아니다.
그럼에도 똘망이는 신경도 안 쓰고 유유히 다녀간다.
아까 닭집에 올라갔다 오는데 졸졸 마치 강아지처럼 쫓아와...
맛난거 달라는 거지~ 저 빤히 보이는 요구를 안 들어줄 수가 없어 큰 캔 하나 따줬더니 나중보니 아기냥이들하고 같이 먹더라!
똘망이 새 밥그릇을 아기냥이들 밥그릇 옆에 같이 놔줬더니 안 싸우고 잘 먹더라. 저 아기냥이들이 똘망이 새끼들 맞는거 같으~ 이놈이 나름 책임감을 느끼는지... 쟈들 엄마는 대체 어디로 간겨?!

오늘은 하루 일과를 순서대로 잘 했다. 까묵은 거 없이!!!
하루를 다 보내고 잠자리 준비를 하다보면 휴우... 편안한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그래 오늘도 잘 보냈어! 별거 아닌 하루였지만 사고 안 치고...

닭집에는 식구들이 갑자기 불어난 그런 느낌...
병아리들이 차례차례 자라면서 중닭이 되고 큰닭이 되고...
첫배 병아리 네마리 중 다행히 세마리가 암탉이라 벌써 알을 낳기 시작하네! 초란이라 크기도 아주 작고 껍질이 덜 여물어 어설프기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여!!!
어제 둥우리에 보니 알 다섯개가 소복! 우와~
엄마닭 중 육아를 끝낸 두 마리가 알을 낳기 시작한거고 첫배 병아리들 세마리들이 커서 초란을 낳기 시작한 거일테니...
다섯개 맞다!

닭모이통을 두 군데 준다. 한 군데는 장닭이 유세를 떠니 어린 닭들이나 밀려난 놈들이 못 얻어묵더라고...
그래서 구석탱이에 모이통을 하나 두고 몰래몰래 먹으라고...
지들도 그건 아는지 잘 안 건드리대... 아무리 닭대가리들이라도 나름 상도덕은 있나벼!

오늘도 날이 무덥다!
매미 쓰르라미 소리 시끄럽다.
아직 풀벌레 소리는 요란하지 않고...
칠석이 지나고 입추가 닥치고 곧 백중에 처서가 오면...
어마! 놀래라~ 가을이 코앞에!!! 뭐 이럴거다...

산소 벌초하는 예초기 소리가 식전부터 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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