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옥수수 파튀~

산골통신 2022. 8. 2. 15:00

옥수수밭 열고랑~ 더 심을 수도 있었으나 후일감당
후환이 두려워 더 못 심었었지.
옥수수밭에서 길을 잃으면 못 나온다는 그 말을 이젠 알겠더라... 하늘도 안 보이고 전후좌우 꽉 막히더라~

도시처자들은 옥수수를 따내고 산녀는 따낸 것들을 나르고 나무꾼은 다 따낸 옥수수대를 낫으로 일일이 쳐눞혀나갔다.
저기 보이는 옥수수대는 못 쳤지 아마...
무더위에 나무꾼이 지쳐 반만 치고 물러섰거든...
뭐 그거야 급한 거 아니니까~

옥수수밭 한가운데 쳐들어와 다 쓰러뜨려놓고 야금야금 잡수시던 오소리들~ 이제 니들 파튀는 끝났다! 먹어도 엥간히 먹어치워야지~
이건 우리가 다 가져갈게~ 오늘 밤 와서 어리둥절 놀래지는 말어라~

운반차 하나 그득~ 큰놈도 작은놈도 하나같이 알이 잘 차서 하나 버릴 것이 없었더라...
영차영차 날라다 놓고 하나하나 까서 소분 저장하는데 역쉬 맘을 내서 일을 해주는 도시처자들이라 일이 금방 끝났다!

우선 먹을 것들과 삶아 저장할 옥수수들을 까서 가마솥으로 세 솥 삶아냈다. 다들 배불러 더는 못 먹겠다 할 때까지 먹어치우면서~
가마솥에 삶으니 가스불에 곰솥으로 삶는 것과 천지차이~
맛이 확실히 틀려!

삶아낸 옥수수는 좀 식혔다가 알을 일일이 까서 소분 냉동시켜놓고

솥뚜껑삼겹살의 인기는 여전히 식을 줄을 몰라...
이번에도 라면까지 끓여먹어야 한다고 별렀는데 옥수수 때문에 다들 까묵어~

그리고 그 전날 따낸 우여곡절 사연많은 고추...
건조기 하나 그득 채울 정도는 나왔으니 다행~
씻어건져 물기 빼서 건조기에 넣어 말리는 중이다.

벌레들이 얼마나 잘 먹어치웠는지...
수확량이 반토막이 났지마는 그래도 우리 먹을건 일단 나왔고 앞으로 달릴 애들이 좋으면 나눌 수도 있겠고...
농작물은 일단 다 수확해서 광 안에 쟁여놓기 전에는 장담 못한다며...

아침까지 구질구질 비가 뿌리더니 햇살이 쨍하니 났다!
후덥지근~ 바깥일은 못한다.
또 딱히 급한 일은 없고... 하면 좋지만 까이꺼~
기력 쇠하면서까지 하고싶진 않아라...

나무꾼은 몸이 우선해지면서 운신을 할 수 있게되자 다시금 출타를 했다.
못말리는 삼시랑이여...
방송국인터뷰 두 건에 중요한 행사까지 이번주 내내 잡혀있으니 맘놓고 쉴 수가 없는 건 알지마는...
오늘 아침엔 전화로 생방송 인터뷰 15분짜리를 한다해서 산녀는 설거지 하다가 방안에 갇혀서 묵언수행했다~

나무꾼은 아마도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었나벼...
그래서 이번 생에는 그 죄를 갚느라고 복지 구호 인권 사업을 부지런히 해야하나벼...
산녀 보기엔 이미 갚고도 남은듯 하지만!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이들을 위해 참 많은 일을 해왔고 또 하고 있다.

그러니 산녀는 무늬만 나무꾼은 나라에 바치고
따로 어데가서 실한 머슴 하나 보쌈을 해와야 한다는...
저 마당 풀이라도 깎아줄!!!
호랭이 새끼치겄어 참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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