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아침부터 한바탕~

산골통신 2022. 7. 25. 09:06

비얌 한 마리 골로 보내다.

닭모이를 주려고 푸대를 연 순간~ 그 안에 똬리틀고 앉은 비얌 한 마리...

항시 조심조심하며 다닐 땐 눈에 안 띈다. 무심히 뭘 하다가 만나는 일이 더 많지.
오늘이 그러했다.
닭모이로 사용하는 헌나락푸대가 있는데 설마 그 안에 뱀이 있을리가... 상상을 하나그래...
흠칫 놀래기는 했어도 지놈하고 나하고 사정거리가 있으니까 바로 괭이를 하나 집어들고 그놈이랑 숨바꼭질을 했다. 아무리 속으로 겨들어가본들~ 푸대 안이야!
기어이 끄집어내어 동강을 내어 내다버렸다.
살생유택! 내 너를 그냥 보낼 수도 있지만 여기는 내 영역이고 내 삶의 터전이야!
이젠 일상다반사로 크게 놀래지도 않고 그냥 잡초 뽑아던지듯...
내 어찌 이리 변했을꺼나... 참 이 산골에 산 뒤로...

뭐 그건 글코~
어제그제는 참 대단했다.
한 며칠 우울한 상태에서 벗어나 좋아! 잼나게 놀아보자~ 맘먹고 난 뒤에 온 손님들이라~
손님이고 쥔장이고 막 뒤섞여서 마구 놀아버렸네...
하필 도시장정들 손님들 4명~ 나무꾼 손님들 4명 겹쳐서리 나무꾼과 산녀까지 합쳐서 10명~
첨엔 따로 놀까 했지마는 다들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그냥 같이 놀자고 해서 한마당에서 같이 먹고 놀았다.

누가 솥뚜껑 아궁이 불 지피는 불권! 을 잡느냐로 한바탕 소란이 일었고 ㅎㅎ 불권을 잡은 손님이 의기양양 부지깽이를 잡고 불 앞을 안 떠나~
호시탐탐 오기 전부터 부지깽이는 내가 잡는다! 라고 큰소리 탕탕 친 손님은 의기소침~
고기만 열심히 구웠다는~ ㅋ

고기 있는대로 궈서 먹고 끝내는 볶음밥까지~ 야무지게 코스요리처럼 해먹더라구...
장대비가 쏟아지는 그대로 처마 아래에 둘러앉아 빗소리 들으며 음악 들으며 수다 떠는 것도 좋구만!

이번에 온 손님들이 일오재 꽃밭 풀을 다 뽑아줬다.
뽑다가 금계국을 모조리 뽑아놔서 몰래 도로 심느라고 한바탕 소동...
상당 농막 앞 꽃밭 풀도 싹 뽑아주고 갔다. 만세!!!
너무너무 고맙다고 담날 아침밥 거하게 차려줬다!!!

옥수수가 잘 여물어 따갖고 가마솥에 물 붓고 한가득 삶아서 그 자리에서 먹으니 참 맛있더라.
옥수수 안 먹는다는 손님 하나도 맛있다며 몇개 먹드라구~
가는 손님들 차에 그득그득 실어줬다.
이번 주말에도 한팀 옥수수 따러 올거다. 그때는 가마솥 두 솥 삶아서 알을 까야지~ 일년 먹을 옥수수알 장만하기로~

밭마다 풀이 대단하다.
텃밭 세 군데 풀을 하루에 한군데씩 처리하기로...

이웃들은 벌써 참깨를 찌던데...
우리도 어여 해야지. 고추도 첫물 따야하고~
반짝 농한기는 지나고 꾸무럭 꾸무럭 다시 일해야한다.

상사화가 시작한다.

손님밥상 차릴 재료들이다. 텃밭 두 군데 휘휘 돌아서 담아온~
참 고마운 텃밭마트!

참비름나물~ 풀이라면 풀인데 나물로 먹을 수 있으니 냅뒀더니 장맛비에 엄청 자랐더라구... 해서 아주 요긴한 반찬으로...

열무는 겉절이하고 정구지랑 깻잎은 쫑쫑 썰어서 부치개로~

아주 신나게 고기 굽고 볶음밥 하고~

맛나게 되었네~ 저거 누룽지까지 싹다 긁어먹었다는!!!
참 한국인은 위대해!!!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더위 위험...  (8) 2022.07.29
풀은 풀이다.  (10) 2022.07.26
좋아~ 계획을 바꿨어!  (6) 2022.07.22
핑계가 좋다~  (9) 2022.07.21
풀하고 전쟁에서... 꼼수!  (10) 2022.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