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하루하루 그냥 지나간다...

산골통신 2022. 7. 13. 22:48

그냥 지나가면 뭐 어땨...
왜 매일 열심히 일해야하고 아무 일 안 하면 안되는겨...
이거 강박증이여!!!

허나 하루 일 안 하면 그다음날엔 일이 곱쟁이로 늘어나니 매일매일 조금씩해서 일을 줄여나가는 차원에서 하는 거긴 하지...
일 안 하면 어차피 일폭탄 맞아서 내 손해인걸 결국엔...
그래서 이젠 정해진 시간에 일정한 일을 해야만 안심이 되는 그런 지경에 이르렀다...

월요일부터 병아리들이 까나오기 시작했다. 지난달 20일에 알 열개를 넣어줬었지~
오늘 들여다보니 병아리 대여섯마리가 옹기종기 엄마닭 품에서 삐죽삐죽 밖을 내다보고 있어... 엄마닭 꽁지를 살짝 들어올리니 다섯인지 여섯인지... 알 네개인지? 뭐 하여간에... 이번 병아리들은 종자가 좀 다르다. 토종닭이라고 하는데 기존 우리닭하고는 좀 조상이 다른가벼...

상당 고추밭에 일하러 가는 날~ 봉덕이가 눈치를 채고 머리를 디민다. 어여 목걸이 목줄을 채워라 이거지~
그랴 같이 가자~ 이따 비가 온다니 어여 일하고 오자~

고추들이 서서히 붉어간다. 작년 고추하고 종자가 달라서 좀 자잘하다... 병도 간간이 왔고... 첫물을 얼마나 딸 수 있을런지 잘 모르겠네.

서둘러 고추 세번째 줄을 매주고 고랑고랑 물을 흠뻑 대줬다. 봉덕이는 물을 아주 싫어라 하는지라 고추밭 안으로는 잘 안 들어온다 ㅎㅎ
밖에서 놀다가 산녀 있나 없나 확인하고 또 놀러가고~ 놀다가 재미가 없는지 앞에서 얼쩡거리고 놀더라...

고춧골 골골이 풀들이 난리다. 풀까지 뽑았으면 좋겠는데 그것까지 하기엔... 비가 많이 온다고... 뭐 비가 오면 일하긴 더 좋긴 하지~ 비닐하우스 안이니까... 안 덥고 좋은데 괜시리 일 많이 하기 싫어서 ㅎㅎㅎ 그냥 내려왔다. 비 그치고 나무꾼이랑 같이 하려고~

그리고 상당 농막 앞뒤로 국화 삽목둥이들을 줄줄이 심어야 하는데 그때 같이 하면 좋을듯해서...

닭집앞 작은 텃밭이다. 뭐 별거별거 다 심어놨다.
저짝 단감나무 아래에 더덕이랑 도라지랑 쑥부쟁이가 자라고 있고
그 다음이 아스파라거스~ 열무 대파 바질 셀러리 당근 당귀 정구지 차이브 아욱 상추 파프리카 오이 등등~

오늘 당귀 꽃핀 것들 모두 낫으로 쳐버렸다. 잎 좀 따묵자는데 벌써 저리 꽃이 피어버리면 우짜자는겨~
돌깻잎 대궁들은 모조리 베어버리고... 구찮아~ 넘 많아서...

가뭄에 장마에 풀들만 신났다!
풀인지 정구지인지 분간이 안된다.
밭이 엉망진창이다~ 가물때는 좀 정리정돈이 되었는데 비가 몇번 오고 폭염이 번갈아 오고 하는 바람에 일하는 속도를 늦추고 잠깐 손을 놨더니만...
사나흘새에 밭꼬라지가 호랭이 새끼 칠 정도로 험하게 변해버렸어...
상추대궁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고 아욱도 정신없이 자라 꽃을 피우고 여기저기 난 돌깨들이 다른 작물들을 뒤덮어버리더라구...

그래서 모조리 낫으로 쳐냈지 뭐~ 쳐내서 길을 뚫어야 할 정도였어. 세상에...
그런다음 호미질을 했지!
그래놔도 난장판이여... 참 못 봐주겠구만~
여름 한동안은 밭꼬라지가 볼썽사납다...
밭 쥔장의 한계를 보여주는거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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