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뭐든 갖다 심기~

산골통신 2022. 5. 10. 12:29













하여튼 뭐든 갖다 심어야 된다.
안그러면 풀치느라 몇배로 생고생하지.
뭐든 심으면 그 주변은 수시로 풀을 정리할 이유가 생기고 눈길이 가서 슬금슬금 정리가 된다.

어제는 꽃양귀비 4판과 이름모를 꽃모종들 4판을 갖다 심었다.
그곳은 일오재 뒤안 비탈인데 뭐 안 심어도 뉘 뭐라 안 할 풀밭이다.

근데 사람 맘이 희한한게 아무것도 안 심어진 곳을 풀관리하자면 사서하는 쓸데없는 생고생인듯하고 뭐든 심어진 곳을 풀관리하자면 의미있는 보람있는 노동이 되는...
좀 간사하다할까 ㅎㅎㅎ

뭐 하여튼 그동안 모아둔 묘목들과 수시로 뿌려둔 꽃모종판들을 싣고 가서 심고 또 심고 했다.

나무꾼이 괭이로 죽죽 터를 닦아나가면 산녀가 모종들을 줄줄이 묻어나갔다.
그걸본 어제 온 손님들이 참 대단하다고...
볼때마다 놀란다고...
그네들이 보기에 뭐한다고 저리 고생을 하나 싶은거지...
그래 산녀가 그랬다.
이 마을 사람들이 우릴보고 레져한다고 비꼬더라고...
그러거나말거나 우린 이러고 산다고...

그 뒤안 비탈에는 하얀 공조팝꽃과 분홍빈도리꽃이 피어나고 고광나무꽃이 피기시작했다.
이제 뒤를 이어 붉은찔레꽃과 인동꽃이 그리고 이제 심은 꽃양귀비와 이름모를 꽃들이 막막 피어나겠지.
밭이웃 복실이네도 뭔가를 자꾸자꾸 내다 심더라~
전염되었나벼...

아쉬람터 드넓은 800여 평 밭은 작은 동산을 만들기로 했다.
그 시작으로 밭둘레에 70여 그루 단풍나무를 심었었고 낙엽송 두 그루 만첩복사꽃 두 그루 소나무 두 그루 회화나무 한 그루 삼색버들 대여섯 그루 수양벚나무 두 그루 백일홍 두 그루 등등...
마구마구 갖다 심었었지... 그게 작년일인데...
올해도 뭐든 생기는대로 갖다 심을 계획이다.

아쉬람터밭은 올해까지만 농사짓고 안 할거다. 거기 농사지어 팔아 돈만들어봤자 생고생으로 병원비가 더 들어간다구...
이젠 그런 세상이다. 그런줄 알아야지 어쩔겨...

산골 이웃들도 하나둘 농사 면적을 줄이고 있다.
이젠 감당이 안되는거지...
젊은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정형외과 다니기 바쁜 노인네들이라 묵밭 묵논이 점점 늘어만 간다.

밭에 노각오이 두 판 옥수수 두 판 내다 심었다.
비가 안 와서 물을 주고 심어야 했었는데 땅이 좀 습기가 있길래 그냥 심었다.
이따 가보고 션찮으면 물을 좀 끌어다 줘야지.
비가 너무 안 온다.

상당 고추밭에 물 한번 주고나면 연못 물이 눈에 띄게 줄어있고 그뒤 회복이 더디더라...
밭작물에 물 주는 게 늘 이맘때 일거리다...

쟈들도 이따 해거름에 물 한번 줘야지.

이따 손님들 들이닥칠거다.
손님들은 산녀의 일정과는 무관하게 드나든다. 컨디션이 좋던 안 좋던 상관없이...
이젠 좋고 안 좋고 힘들고 안 힘들고 등등 아무 생각도 안 하게 되었다.
이젠 나도 모르겠다... 라는 그런...

하냥 앉아있다...
오전 일 끝내고 와서 봉덕이는 그늘찾아 널브러지고~
산녀도 멍하니 마루에 걸터앉아 멍때리고 있다.
지금 이럴때가 아닌데...
나물 반찬이라도 좀 만들어야할텐데...
머리는 하라고 하고 몸은 가만 있는다...
그냥... 지금은 좀 앉아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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