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모과나무 밑에 예전부터 자라고 있던 원추리를 죄 뽑아 황매화 울타리 너머로 이사를 사켰더랬다.
그게 한 3년전인데... 아 글씨~ 뿌리가 몇개 남아있었던지 요 몇년새에 다시금 그 자리가 원추리로 그득해진거여!!!
하도 기맥혀 그냥 냅두고 있었는데 자꾸자꾸 번져서 금낭화랑 수국을 막 덮어버리네... 갸들이 막 치여살아...
그래 오늘 할 수 없이 원추리들을 다 캐다가 아쉬람터 연못 주위에 다 심어버렸다.
많긴 많다~ 세상에...
니들은 여그서 터잡고 너르게 살아~
원추리의 어마무시한 번식능력은 겁이 날 정도다.
조만간 뒤안 담장가에 퍼져 자라는 원추리도 반 정도는 캐옮겨야 하지 않을까싶네!
뭐 심을 곳은 많아~ 천지에 땅이니 뭐 ㅠㅠㅠ
오늘 원추리 캐옮기는 걸 시작으로 마당 방티연못에서 십 수년째 자라고 있던 무늬석창포를 모두 캐옮겼다.
거기엔 백련하고 홍련을 이사시키고~
뿌리들이 막 뒤엉켜서 옮기느라 애묵었네!!!
논흙을 더 파다가 보충시켜줘야지!
무늬석창포는 아쉬람터 연못가 샘에서 물이 흘러나오는 길목에 줄줄이 묻어놨다.
사시사철 물이 흘러 질퍽거리는 곳이라 살긴 좋을거야!
미나리랑 머위가 자라고 있기는 한데 석창포도 곁방살이 좀 합세~
그리하여 아쉬람터 연못은 빙둘러서 뭔가를 하여간 심었다.
풀관리를 두해 정도는 대충이라도 해줘야 자리를 잘 잡을거다.
내친김에 황매화 어린 뿌리들을 한 구루마 캐다가 일오재 축대 밑에 줄줄이 묻어놨다.
비 온 뒤라 잘 살아붙을거야~
나무꾼은 삽질하고 산녀는 호미질하고~
부창부수 부부공작단이여~
또 내친김에 씨뿌려 키운 풍접초 모종 수십포기를 일오재 마당가에 빙 둘러 심어놓고~
그러고도 해가 안지고 말갛길래...
분홍빈도리 여섯그루랑 공조팝 여섯 그루 타래붓꽃 수십포기 줄줄이 자라고 있는 일오재 뒤안 비탈에 풀을 좀 뽑아줬다.
나무꾼도 그 윗쪽 범부채길 풀을 뽑아주고~
뉘 하란 말도 안했고 안 해도 그닥 괜찮은 일들을 아무 말 없이 알아서 찾아서 한다... 참 못 말린다.
산에 갔다오던 저건너 아지매가 무슨 일을 그리 열심히 하느냐고... 참 부지런하고 일 잘 한다고...
속으로 머쓱! 엄한 일만 골라 하고 있는디... 농사꾼들이 보기엔 저기 거시기... 긁적~
첨에는 산녀만 꽃 심고 가꾸고 놀고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무꾼이 더 열성을 보이네...
나무꾼의 황매화 사랑은 끝이 없어... 안 갖다 심은 곳이 없어.
벌써 몇 군데여?!
심고 심고 또 심고 자꾸 심는다네~
오늘은 문득 십년 후 이곳의 모습이 어떠할지 참으로 기대가 되더라구...
내일도 이런저런 모종들 내다 심어야 한다.
자라는 속도가 빠르다.
하여튼 뭐든 심어야 풀관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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