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드뎌 고추!

산골통신 2022. 4. 25. 20:56






식전에 올라가긴 개뿔~
느지막히 9시 넘어 올라갔나? 그것도 일찍 올라간겨...

오후에 다른 일정이 있으니 어여어여 심고 내려오자고~
운반차에 고추 500포기랑 물주는 도구랑 모터 연결하는 연장들이랑
그리고 아이스가방에 이런저런 음료랑 과자 쿠키 사탕 등등을 넣어서 갖고 갔다.
이젠 더워서 뭐라도 짬짬이 먹어가며 일해야지~
자칫 잘못하면 더위먹고 탈진하고 막 쓰러져...
기후가 참 희한해서 아침저녁 서늘하고 대낮엔 한여름이여...

오늘은 특히나 비닐하우스 안에서 일을 해야하니까 더더욱 먹을거랑 쉬는 것을 신경써야 혀~
젊을 적엔 까이꺼 괜찮았는데 이제 60줄에 들어서니 확연히 달라진 몸상태라...

올라가자마자 연못에 모터 호스 연결해서 물 뽑아올리게 해놓고
고랑고랑 구멍 뚫어가며 동시에 물 주는 도구로 물을 먼저 주기 시작했다.
나무꾼이 물을 주고 산녀가 심고~
매마른 비닐하우스 안 흙에 물이 들어가니 마치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아무리 물을 줘도 흔적이 없더라...
헛고랑으로 흘러내려올 정도로 물을 줘나갔다.
그러니 질퍽거리기가 이루 말할 수 없어서 장화신고 탭댄스 추듯 고랑고랑을 걸어댕겨야만 했다나...

1시 30분경 다 심고보니 총 413포기 들어갔다.
남은 87 포기는 텃밭 비닐하우스 안에 심어서 풋고추 따먹는 용으로 하면 되겠네...
좀 모자르긴 한데... 일단 심어보고 더 필요하면 장에 가서 모종을 사오지 뭐~

다 심고 모종 위로 물을 흠뻑 분사시켜주고 내려왔다.
내일부터 매일 안부인사 여쭙고 가물지 않게 물단속을 해줘야한다.
덕분에 매일같이 등산하게 생겼으 ㅋㅋ

오늘밤부터 비가 온다니 내일은 할 수 있는 일이 없겠네...
내일 가봐야 알겠지마는...

옥수수 모종 여섯판이 이제 본밭에 내다 심어도 될 정도로 자랐다.
그리고 수레국화도 여기저기 모종해놔야지~
이제 거름 사정이 좋아졌으니 호박구덩이랑 조롱박 구덩이를 파서 모종 심고~
또 뭐가 있나~
다들 쑥쑥 자라고 있으니 충분히 자란 놈들 순서대로 내다 심으면 되겠다.

이웃 복실이 아지매가 줄줄이 늘어선 모종판들을 보더니만 금손이라고...
대단하다고...

어제는 비오기 전 논둑 밭둑에 제초제를 친다고 연락이 왔다.
미나리를 어여 다 베어가라고...
직접적으로 미나리한테 치는 건 아니라 상관없는데 근처 논둑에 치니 아무래도 영향이 있지 않겠느냐고...

그래 부랴부랴 네 구루마를 베어서 실어 날랐네~
나르는 길에 만난 아지매들 다 나눠주고~ ㅎㅎㅎ
며칠전 상황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네!
총 8집이 나눴다.
잘 묵겠다고!!!

오늘 점심나절에 쑥절편을 만들었다며 맛이나 보라며 갖다 준 아지매한테도 한아름 안겨줬다.
이제 봄미나리 마지막이유~

더 벨 미나리가 남아있으나 곧 논에 물이 들어가니 푹푹 빠지는 논둑으로 드나들기가 곤란하다. 더 먹어낼 재주도 없으니 이제 그만~ ㅎㅎㅎ
아쉬람터 도랑에도 미나리가 자라고 있으니 그거 베다 묵으면 될겨~ 아직 생짜 도랑에 심어서 그리 연하지는 않지만...

올 봄엔 미나리 파튀를 참 열심히 했네~
동네 아지매들 미나리적 잘 꿔먹었다며 산녀만 만나면 고맙다 인사하더라~
우리야 논도랑에 절로 자라는 미나리라 특별히 가꾸지도 않는데
이리 나누니 좋지 뭐~
다들 맘대로 베어가라 해도 쥔장없이 베어가진 못한다고...
산녀만 논도랑에 나타나면 어디선가 보고 모여드신다 ㅎㅎㅎ

맨 안쪽 도랑으로 들어가서 베는데 물 흘러내리는 소리가 콸콸 나더라... 세상에 이 가문 봄철에 저정도의 물 수량이라니...
산골동네에서 제일 큰 공동 우물이 바로 위에 있는데 이젠 안 쓰고 덮어뒀다.
참 아깝지...
그래도 어쩔 수 있나 세월이 그러한걸...

이십여 년 전에 저 논에 미나리꽝을 크게 시설을 지어서 하고 싶어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알았던거야... 최적의 미나리꽝이라는 걸...
하지만 그당시엔 쌀농사 짓는 논에 미나리를 키운다는 걸 이해를 못한 그런 시절이었지...
지금이야 할 사람이 없지만 ㅎㅎㅎ

드뎌 오늘 고추를 심고나니 한시름 놨다!!!
이제 비가 온다니 맘놓고 쉬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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