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 산소 앞 매화들은 이제 흐드러지게 피어났다.
언제고 가장 이쁠때 사진을 좀 찍어보겠노라고 별렀는데 여엉 뭐가 구도가 잘 안 잡히네...
나무 수형들도 글코 아무래도 더 산 윗쪽으로 올라가서 내려찍어야 전체 매화들이 들어올듯...
다른 밭에는 크게 일이 없어서 오늘은 맘먹고 중간 언덕밭으로 올라갔다.
매번 닭집 오르내릴때 보긴 하는데 쉽게 발길이 그짝으로 안 가더라구 ㅎㅎ
온통 풀 투성이밭이라...
그래 오늘은 작심하고 구루마에 삽이랑 괭이랑 호미 풀밀어기구를 싣고 올라갔지!
자아... 호밋발이 먹히냐 괭이로 해야하냐... 아니면 삽이냐?!
전부 안 먹힌다 ㅎㅎㅎ
워낙 가물고 가문터에 봄비며 봄눈이 야무지게 온 바람에~
밭흙이 논흙처럼 변해버렸다!!!
호미질 여러번에 풀뿌리에 흙덩이가 이따만한게 같이 딸려온다구! 흙이 잘 떨어지지도 않어~
그래도 해야할 일은 해야지~
곰취랑 곤달비를 교통정리를 해줘야혀~
많이 번진 아이들을 군데군데 빈자리에 옮겨심어 채우고 어쩌고 해서 듬성듬성 있던 두 고랑을 한 고랑으로 합쳐버렸다.
산마늘을 다른데로 캐옮기던가 아니면 그 자리에 키가 큰 작물을 듬성듬성 심어서 같이 자라게 하던지 해야겠다.
아무래도 이 지역은 산마늘한테는 안 맞지싶다. 한번도 잘 키워보덜덜 못했으~
곰취도 터를 까다롭게 따지는듯하고 대신 곤달비는 아주 잘 자라던디...
눈개승마가 잘라먹어도 될 정도로 잘 돋았다.
참취는 아직 흙 속에 들앉아있고
두메부추는 추위를 안 타는지 무성무성하게 자라고 있더라~
동네 아지매들이 저게 일반 부추인줄 알고 좀 몇 뿌리 달라고 하는디~
아이고 그거 부추 아니여~ 별맛없고 걍 샐러드로 좀 곁들이고
갈아서 전이나 부쳐묵고 뭐 그정도여~
꽃이 이쁘니 봐주는겨!!!
아마도 몇집은 몰래 캐간듯하고 ㅎㅎㅎ
몇집은 산녀가 일반 부추 굵은 놈으로 캐줬다.
곰취밭은 내일 마저 정리하면 얼추 봐줄만 하겠고 산마늘밭에 뭘 곁들여 심을지 그걸 연구해야겠네~
밭흙 마르길 기다리지만 모레 또 비가 온다니 하세월 또 미뤄지겠네...
내일 급한대로 뭐든 하고 밭흙 마르기를 더 기다렸다 일해야겠다.
삽들고 산에 가서 달래뿌리 좀 파와서 자리를 좀 잘 잡아줘야지~
달래도 터를 참 까다롭게 따진다...
도시냥이들이 엄마찾듯 산녀를 찾아댕긴다.
십여 년을 같이 살았어도 무릎에 올라오긴커녕 쓰다듬어보지도 못했던 지지냥이~ 성질이 개차반인지라~
뭔일로 가까이 와서 슬금슬금 안겨오네?!
아무래도 쟈가 갈 때가 된거 아녀? 왜 안 하던 짓을 하고 그랴?
하도 짠해서 한참 안아줬다.
봉이는 왜 지지언니만 안아주냐고 앞에서 마구 앙앙 시위를 하다 삐져서 들어가고... 참내 쟈들이 왜저랴~ 평소 하던대로 햐!!!
오늘은 아침에 한 서너 시간~
점심나절엔 좀 쉬고
오후 해거름에 서너 시간 일했다.
딱 이 시스템이 좋다!
해가 많이 길어졌는데 주로 식전 아침으로 일하고 해거름에 일하고... 나머지는 푹푹 쉬어야 한다구~
어제 책을 한 여덟권 주문했다. 내일쯤 올거다~
안 읽어도 큰 탈없지만... 그래도 책을 사는 이 심사는 무얼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