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숙제를 해결했다.
봄농사는 마늘양파 싹 꺼내주는 일을 시작으로 뒤이어 감자 심기로 이어진다.
자잘한 푸성귀 씨앗 묻고 뿌리는 일은 간간이 물때맞춰 하는 일이니 큰 농사 축에 안 낀다.
우린 지난 늦가을에 마늘 양파 안 심었으니 그 일은 없네 ㅎㅎ
대신 감자를 묻어야 하는데 중간 크기의 자잘한 밭들에 나무를 심어버리고나니 감자 심을 데가 아쉬람터밭 밖엔 없는겨!!!
그 밭이 세번째로 큰 밭인데 6월 하지 감자 캐고 난 밭에 이모작으로 8월 중순에 김장 무배추를 심어야 하니까 첨부터 자리를 잘 잡아야 하걸랑...
나머지 작물들은 일년을 터집고 사니까 무배추들한테 자리를 안 비워준단 말여~ 그렇다고 봄부터 8월까지 밭을 비워둘 순 없잖여...
아 물론 휴경하는 방법도 있지마는 그 풀 어찌 감당혀...
어찌어찌 우여곡절 끝에 감자골 고랑이 만들어지고 어제 씨감자를 묻었다.
총 다섯 바구니 나오더라~ 18고랑하고 반고랑 심었다.
마침 딸아이가 재택근무로 와있어서 2인1조로 아이는 구멍따는 기구로 팍팍 구멍을 뚫어나가면 뒤를 따라가며 산녀가 감자를 묻고 부트로 헛고랑 흙을 파서 일일이 북을 줬다.
12시에 시작한 일이 6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밭흙이 고슬고슬하면 일도 아닌데 물먹은 진흙이라... 떡이 되어버린 흙을 파서 끼얹기가 참 난감했다.
오늘 아침에 손목이 욱신거리고 손가락이 뻣뻣하니 안 굽혀지더라~ ㅎㅎ
그래도 참 좋네! 감자는 다 묻었고 마침 비가 오니...
쉬기만 하면 되니까~ 그노무 감자 참 ~ ㅎㅎ
오늘은 꽃단장하고 결혼식 가야한다. 참 오랜만의 산골마을 혼사다!
그동안은 코로나 때문에 결혼식도 장례식도 초간단으로 해치웠었거등...
산골마을 결혼식 있으면 그 전날에 음식 만들며 소소하게 잔치 하고 당일 결혼식하고 신랑신부 신혼여행 갔다오면 마을회관에서 크게 잔치 하걸랑...
그게 몽땅 초간단으로 되어버렸으요... 뭐 어쩌겠으~
뭐 하여튼 당분간 농사일 없고~
비는 또 밤새 왔고 다음주에 또 비온다니~
밭에 갈 일은 없다!!!
나머지 고랑 비닐 씌우는 일이 남아있는데 그건 진짜 밭이 말라야 한다구!!!
천천히 합세~
아까 감자골에 빗물이 고랑에 갇혀 못 내려가는 걸 일일이 물길 잡아주고 왔다. 장화가 새는지 발이 축축 차갑다~ 에잉? 이거 새장화인디...
길과 물은 막는게 아니라 했지... 물이 흘러가게끔 고랑을 따야 혀... 밭 모양새 보고 고랑 따는 거 아니걸랑...
축대 밑 작은밭 하나 고랑 다시 따야겠네!!! 내 그럴 줄 알았으~
밭이웃에 사는 갑장총각네와 복실이네 아지매는 그 작은밭에 뭐라도 심겠노라고 밭만 쪼매 갈아달라했는데...
첨에는 쪼금만 쪼금만하며 손사래를 치며 도리질을 하더니 정작 밭을 멋지게 갈아 고랑을 따놓으니~ 맘이 동하나벼~ ㅎㅎ
갑장총각은 첨엔 시큰둥하더니만... 급기야 먼데 차 타고 가야하는 자기밭은 남에게 임대주고 이 밭에다 심을 거라나... ㅎㅎ
견물생심이라 ㅎㅎㅎ 문전옥답이 최고지 암~
내야 뭐 밭 하나 일 줄고 임대료로 맥주 한 박스 생기니 좋아 뭐~ ㅋㅋ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목련~ (0) | 2022.03.28 |
---|---|
봄이로다~ (0) | 2022.03.27 |
피고 또 피고... (0) | 2022.03.25 |
이번 생은 밭 갈고 씨뿌리는... (0) | 2022.03.23 |
무식하면 용감하다! (0) | 2022.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