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듯 아닌듯 뭔가 오긴 왔다마는
비라고 할 수도 없고 아니라고도 할 수도 없는 참 거시기한...
그래도 뭐가 오긴 왔으니 땅이 젖어있겠지!
어제 마당과 붙어있는 텃밭에 거름을 뿌렸다.
주로 울타리처럼 심어져있는 꽃나무들과 꽃들에게!!!
준다 준다 말로만 줄창 하다가 듬뿍듬뿍 흩뿌려줬다.
오늘 비같지도 않은 뭔가가 그래도 내렸으니 잘됐다!
추위에 강한 아이들은 벌써 촉을 내밀었다.
겨우내 묵혀져 관리가 안되었던 삭정이들을 대충이나마 걷어주고 잘라주고 했다.
올해는 마당에 신경을 좀 써야지! 농사일은 큰 것들만 하고 좀 줄이는 방향으로...
자잘한 밭들에는 묘목을 심기로 하고
큰밭 두어 군데하고 텃밭만 짓기로 했다.
요새 청국장만 파먹고 산다.
아이들에게는 그냥 주면 못 먹으니 한솥 끓여 소포장해서 냉동해서 택배로 부쳤다.
아이들 왈~ 엄마없는 사람은 서러워서 못살거라나...
이역만리 혈육에게도 큰 박스로 두개 만들어 뱅기태워 보냈다.
뱅기값이 엄청났지마는 일년에 두어 번 보내는거~ 이정도는 해줄 수 있다고 큰소리 탕탕 쳤다!
온갖 묵나물을 다 정리해서 보내니 한 9가지 되더라~
이제 우리 먹을 것만 남았다. 곧 봄나물 나올거니까~
한국에서보다 더 한국식으로 밥상을 차려먹는다고 그러더라.
그럼 됐지 뭐~
텃밭 가장자리에 눈개승마 세포기 심어놨었는데 가만 들쳐보니 촉이 뾰족! 이야~ 넌 벌써 그리 자랐니!!!
얼마 안가서 봄나물이 지천으로 널리겠구나~
온갖 봄나물 다 말려서 보내줘야겠다!
까이꺼~ 죄다 말려보자구!!!
이번에 냉이를 말려서 한봉다리 보냈다. 지난봄에 말려놓은 쑥도... 그곳에선 냉이고 쑥이고 구경도 못할테니...
사람 사는게 뭔고 싶다가도 이러구 저러구 살다가는거지 뭐
그리 생각이 들더라...
좋은 일도 있고 안 좋은 일도 있고...
뭐 대단한 삶이겠냐고...
그저고저 무사무탈 오늘 하루도 평안하기를 빌면서 오늘 하루도 들로 산으로 내로... 맘가는대로 쏘댕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