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엄니가 손주 이유식 만드는데 보탠다고
냉이캐서 말리고 당근도 채썰어 말리고 뭐 이것저것 모두 말려서 방앗간에서 가루내어 미숫가루를 만드셨더랬다.
그 미숫가루에 대체 몇가지가 들어갔던지 나중엔 셀 수가 없었다.
그 많은 재료들을 일일이 가마솥에 볶고 데쳐서 장만해서 봉다리 봉다리 담아 면에 방앗간에 가서 빻아달라하니~
방앗간 쥔장이 다 빻아서 담아주시며
"이건 진짜 귀한 보약이니 우리 한줌만 좀 주소! 맛 좀 보게요~ "
라고 그리 탐을 내드랴...
그래 한봉지 덜어주고 오셨대여...
그걸 귀한 손주 이유식에 보태라고 해마다 만드셔서 보내셨지...
그 귀한 손주는 그걸 알고 있을꺼나...
해마다 봄이면 냉이캐서 모으셨지...
그 생각이 나서 집주변 텃밭마다 좍 들어붙어 자라는 냉이들을 일삼아 캤지.
좀만 호미질을 해도 금새 바구니에 그득차...
이웃밭들엔 냉이가 귀하다. 냉이는 농약에 아주 취약해서 약을 잘 치는 밭에는 없다.
우리밭에는 가히 잡초라 할 정도로 널리고 쌨는데...
이번 냉이는 먼데 이역만리로 뱅기태워 보내볼까해서...
이런저런 묵나물 박스 보내는데 곁다리로 이것도 맛이나 보라고...
수십년째 냉이 구경도 못했을테니까...
말리면 부피도 줄고 무게도 덜나가니까 많이 보낼 수 있어 참 좋다.
이번에 청국장 띄운거랑 취나물 토란대 고구마줄기 무말랭이 무청시레기 배추우거지 등등 담아 보내려고...
뭐 대단한 건 아니지만 그곳에선 구할 수 없는 거니까...
냉이를 씻어건져 채반에 널어서 말리고 있다.
데쳐서 말리면 더디니까 그냥 말려본다.
오늘 하루는 좀 심심했다.
무청시레기 삶으러 온다던 도시처자들이 코로나에 막혀 못왔다.
울 막둥이가 덜렁 걸렸네...
코로나가 울식구들을 넘 좋아하나벼...
그리 조심하고 신경썼는데...
막둥이 인턴으로 일하는 회사 직원들 반이 코로나로 재택근무거나 치료중이란다.
해서 회사 일이 마비가 되어 난리라네...
큰아이 회사도 지난주에 확진자가 나와서 한바탕 난리가 났었고...
이건 뭐 여기저기 난리북새통일세~
이젠 관리도 안 해주고 알아서 하란 식인가본데...
산녀 걸렸을때는 관리도 신경써서 해주던데 이젠 방치인가벼...
인력이 안될겨... 이젠 두손 들어야할겨...
날씨가 서글픈지라 오늘 안 오길 다행이다 뭐 그런 생각도 드는구만...
다음에 좋은 날 잡아서 하지 뭐~
그거야 문제가 아닌데... 다들 못와서 섭섭해서 아우성이었지비...
한동안 좀 춥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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