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나도 배우려고요...

산골통신 2021. 11. 6. 08:28



그 뻔뻔함
그 비열함
그 거짓말
그 겉다르고 속다른 연기

이 자그마한 산골에 한 나라에 일어날 법한 모든 일들이 다양하게 일어난다.
축소판이다.

어제 이웃과 한판했다!
오늘도 이어서 할지 그건 그놈 손에 달렸고...

엄한 걸 트집잡아 내가 이 마을의 어른입네.. 하면서 다된밥에 재 뿌리는 식의 간섭을 하더라구...
말을 하면 연장자에게 말대꾸한다고 지랄~
논리적으로 말을 하면 그래 니 똑똑해서 좋겠다 라고 하고
불리하면 금새 말을 바꾸고
천하에 착한 사람은 자기 뿐이고 잘해줬는데도 억울하다고
우리는 악한이들이라...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훈계...
자기는 이 마을에서 태어나 산 원주민이고
우리는 외지인이라 들어와 살게 한 걸 고마워해야한다고...

우리가 외지인이라...
담에 만나면 따져야겠네!
내도 여그서 태어나 자랐슈! 잠깐 학업때문에 나가 산 거지!
그러는 당신도 젊은시절 나가 살다 들어온거 아녀?!
그리고 토박이하고 외지인 차별하지마셔~
점점 인구 줄어드는 판에 들어와 살아주는 걸 고마워해야지!!!

어제 돌축대 쌓는 일을 시작했다.
하루면 끝나는 일거리~
오후 점심 먹고 시작했는데 한참 하고 있는 도중 이웃이 찾아와 포크레인기사에게 뭐라 말을 하네...
뭔고 가보니
여기서부터 저기까지는 구거 즉 도랑이니 돌을 저만치 들여쌓으라는 거다.
옛날에야 도랑이었고 현재 새로 시멘트 도관을 줄줄이 묻어 새로 도랑을 만들었으니 옛날 구거는 핑게고
그저 방해를 하고 싶었을 뿐이지...
배가 아픈거여... 그리 멋지게 땅을 돋아서 아쉬람터를 만들고 다 쓰러져가는 콘테이너집을 별채로 꾸며놓고 주변을 돌축대를 쌓아 이쁘게 마무리를 하니
속이 쓰려 죽겠는거지...
뭐라 시비를 하고 싶은데 할 건 없고... 멀쩡한 새 도랑 냅두고 엄한 땅을 구거라 도랑이라 우겨서 거기에 돌을 쌓지 말라는 건 뭔 심보냐?!
지적도상으로 따지면 도랑이고 길이고 그 길 맞은편 땅이고 모두 우리땅이거든...
그건 그 길 맞은편 땅주인도 인정한 바고!!!
그러면 도랑도 우리가 맘대로 해도 된다는 거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이고 도랑이고 멋지게 다듬어서 물이 잘 내려가게 만들고 길도 훨 넓어지게 해놨구마는~
25톤 트럭이 아니라 50톤 트럭도 맘대로 드나들게 해놨구마는~
지랄하고 있으!!!

그간 지네들이 그 땅에 그 도랑 위에 나뭇단 엄청나게 쌓아놓고 쓰고
큰 쇠창살 개집을 갖다놓고 개 키우고 호박심고 한 건 생각도 안혀!!!
나뭇단이 썩어 물이 제대로 못내려가서 채여있었구마는~

그리고 나뭇단을 치워주지도 않고 치워달라 해야 겨우 엉망으로 치워주고 뒷정리도 안 해준 주제에~
말이 많어!!!

그리고 나뭇단이 도랑넘어 길까지 나와있어서 차 다니기가 더 힘들었지~
지금은 도랑에서 훨씬 더 들어가서 축대가 생겼으니 길이 두배나 넓어졌구만!!!

나뭇단 얘기는 하지말란다! 그 얘기는 왜 하느냔다!
나뭇단은 치우면 되지만 돌은 금방 못 치운단다!
그러니 돌축대를 저 안쪽으로 들여쌓으란다!!!

해서!
그건 우리가 당연히 판단해서 할 일이니 신경쓰지 말고 걱정마시라 했다!

그랬더니만 마을을 위해서 한 말이고 좋은 일을 해야하고 착하게 살아야지 그러면 못쓴단다!
지놈이나 착하게 살지...
마을에서 면내에서 공공연한 밉상으로 찍힌 놈 주제에!!!
이웃들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나이를 어디로 먹는지 모르겠다고 그러더라. 종자가 안 좋단다!
인심을 얼마나 잃었으면 그런 말을 들을까...

한시간여 싸웠나?!
괜히 일만 못했네~
포크레인은 시간이 돈인데!!!

뭐 하여간 돌축대는 안전하게 멋지게 쌓여졌다.
이짝 저짝 차들이 맘대로 오갈수 있게 널찍하게!
우리가 원래 계획했던대로!!!

곰곰 생각해본다.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 피하냐! 라는 말대로
동네 사람들은 피하고 말고 외면하고 마는데
그놈은 그걸 이용하는 거지!

유일하게 마을에서 그놈에게 대적하고 맞붙는 이는 산녀네 뿐이다.
다들 속으로는 응원해주나 겉으로는 편들어주지 않는다.
그게 야속해도 어쩔 수 없다.
마을에서 안 보고 살 수 없으니까!
그게 참 문제여!!!

어제 그놈의 표적은 산녀였으나 댓거리를 목청 큰 나무꾼이 다 하는 바람에 목표 달성을 못했다.

그놈이 마지막으로 퍼부은 말!
"천년만년 잘 살아라~ 지는 천년만년 잘 살 줄 아나?!"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애도 아니고... 참...
나이를 어디로 먹는건지...
한참 웃었다!

앞으로 니놈한테 배운대로 니놈한테 할터이니 한번 겪어봐라!
당하는 입장이 어떠한지를 체험해봐!
삼대에 걸친 악행 그 결과가 어떠한지 살면서 겪어라...
마을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사필귀정이라 말하는 그 의미를 되새기며 살아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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