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짧으니까 하루가 후딱후딱 간다.
워메 뭐했다고 하루해가 저물어...
요즘 산달래가 자란다.
우리 밭둑 옆이 산인데 그 초입부터 좌악 달래여.
몇년전부터 눈독들이고 있다가 봄가을로 캐묵는데 잼나다.
첨엔 밭둑 길가로만 번지다가 그 위로 계속 올라가고 내려오고 아주 거대한 달래밭이 되어부렀으야!!!
해서리~ 나무꾼보고 기왕에 밭둑 풀치는거 그짝 산자락 주변을 확 쳐뿌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그 산자락 둘레에 묘가 듬성듬성 여나문 기가 있는데 하도 오래되어 묘인지 뭔지 몇몇은 아는 사람만 알아볼 수 있다.
벌초를 한 뒤에야 아! 거기가 묘였지!!! 하고 아는 뭐 그런 정도.
그 묘들도 이제 십여 년 지나면 벌초할 이들도 북망산 가고 없을...
근데 벌초를 묘만 달랑 달랑 하니 정작 그 옆 야생달래가 퍼져 자라고 있는 주변 산자락은 가시덤불에 칡덩굴에 환삼덩굴에 아주 발도 못 디밀어!
눈에 번히 알 굵은 달래가 쪼기 보이는데 까시덤불 때문에 못 캔단 말이시!!!
이번에 나무꾼이 시원하게 쳐버렸네!!!
여기는 이제 산녀네 달래밭이닷!!!
아주 알이 통마늘만혀~
달래는 자라는 곳만 잘 자란다. 캐옮겨도 지 성질에 좀이라도 안 맞는 환경이면 안 자라더라구...
몇번을 캐옮기고 씨를 받아 뿌려도 그닥 재미를 못 봤으.
에라이~ 그랴 니들 여그 살아! 내가 오며가며 캐갈게!
씨를 없애려고 해도 지 맘에 맞는 환경이면 죽어라 살아남아 자라는 애가 달래다!
울집 마당 샘가 옆에는 수년 묵은 달래가 무더기로 자라고 있다.
무심코 달래씻고 검부지기며 물을 샘가 옆에 버린 것 뿐인데...
해마다 달래가 고기서 무더기로 올라와...
갸는 걍 꽃보고 씨앗 받는 용도로 내빌라둔다. 씨를 못 없애 ㅎㅎㅎ
달래씻은 물은 함부로 버리면 안된다는 말을 어서 듣기는 했는데 이리 질기게 적나라하게 체험할 줄은 몰랐지비...
뭐 하여튼 오늘 하루가 어찌어찌 지나갔다.
해는 서산에 넘어가고 땅거미가 내려앉았다.
산골마을 몇개 안 되는 가로등이 고장났는지 불이 안 들어오는데 아무도 안 고치고 신고도 안 하고 해서 내도 내빌라둔다.
까이꺼 우리야 이래 어두워도 불편한거 없구만~
목마른 사람 샘파것지!!!
전에 외등 불이 나가서 마을에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아무도 신경도 안 쓰더만~
그러더니 지들이 불편했던지 알아서 고치대?!
그뒤로는 산녀도 외등 불이 들어오던 말던 신경도 안 쓴다.
이번엔 좀 오래가는데 두고보자!!!
아따~ 달래 반찬 맛나것네!
어제 낮까지 비가 뿌리고 그뒤론 안 온다.
오늘도 아까 좀 몇방울 흩뿌리다가 그친듯...
날씨는 서글프게 춥지만 옷만 단디 입고 나서면 그닥 추운 줄 모르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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