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는 무 써느라 다 보낸 느낌!
아주 아주 큰 무를 스무여나문 개 골라내어 샘가에서 철수세미로 벅벅 씻어놨다.
500리터 고래통 두 개에 그득 담겨있는 무를 다 어찌할꺼나~
한 통은 여기저기 나누고 김장에 들어가고
한 통은 겨우내 파먹는 걸로~
그래도 봄이 되면 바람이 들고 썩어서 밭으로 닭집으로 가더라마는...
저온장고가 없으니 또 다 먹어낼 수가 없으니 어찌할 도리가 없다.
자잘한 무로 키우려고 시레기무씨를 구해다 심었는데도 저리 무가 크니 우짜노 말이다.
무를 가장 많이 소비할 수 있는게 무말랭이다.
여기저기 나눠주기도 좋고 차로 마셔도 좋고~
작년 겨우내 무말랭이차 끓여묵었는데 참 좋더라구!!!
해서 오늘은 작정하고 무를 썰었다.
햇살이 따뜻하니 좋길래 간만에 햇볕에 말려보자 하고 잠방에 널어놨는데 에잉!!!
금새 구름이 끼고 해가 사라져버렸어!!!
할 수 없다~
올 가을에는 뭐 말리는 걸 하늘이 뜯어말리니...
모조리 들어다 건조기에 처넣었다!
60도에 배습 8시간 후 48시간을 설정했다.
중간중간 열어봐가면서 조절해야지.
그저께인가 이웃 아지매네는 햇살 좋고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서 아주 좋다 했는데 금새 빗방울 뜯고 비바람 몰아쳐서 후다다 무말랭이 거둬들였다나...
하여튼 올해는 뭐 말리긴 젬병이여!!!
우여곡절끝에 무말랭이는 건조기로 다 들어갔고
다 말려지는대로 몇번 더 썰어서 말려야지!
그래야 넉넉히 나눌 수 있다. 무는 많고 이래라도 먹어야지.
배추에 진딧물이 많이 끼고 잘라보니 속꼬갱이 부분이 꺼멓게 상해있다.
뽑을때 잘 선별해서 그런 놈들은 닭집으로 직행하고 좋은 놈들로만 써야겠다.
하루해가 짧으니 바깥일을 얼마 못한다.
사실 할 일도 그닥 없지마는~
이러니 하루해가 너무 빨리가는 느낌이다.
오늘 이역만리 혈육에게 이런저런 건채 만들어둔 것을 한 박스 만들어 뱅기 태워보냈다.
도토리묵가루 고구마순나물 토란대나물 취나물 날콩가루 고추부각~
무말랭이랑 무시레기 배추우거지는 말려지는대로 또 보내기로 하고...
고추가루는 다음번에 더 보내고~
일단 보낼 수 있는 것들로만 챙겨보냈다.
뭐든 보내고 싶은데 운송료부담이 장난아니고 또 보내기 거시기한 것들과 보낼 수 없는 품목들도 있고... 참 야속하다.
서산에 해떨어지고 동산에 달 떠오면 참 낭만스러울 것 같은데 하늘을 보자 바로 눈에 들어오는 저 별 아닌 별~ 인공위성 불빛...
가장 밝게 빛나니 눈길이 절로 간다.
해가 지면 금새 어두워진다.
훌훌 털고 들어온다...
다음주에 추워진단다.
그러니 이번주에 바짝 일을 서둘러 마쳐야한다.
김장도 버무릴 속을 미리미리 만들어 두고 배추만 절이면 되게끔 해야지.
이제 남은 건 들깨 씻어건져 들기름 짜러 방앗간 가야하고
상당 끝물 고추 마저 따서 말리는 일과
콩단 두들겨서 타작하는 게 남았다.
그러고나면 맘 편히 구들장 질 수 있지.
메주 쑤어서 다는 거하고 청국장 띄우는 일은 그때 가서 일 발동 걸리면 하기로 하고...
손님들 밥상이 온통 풀떼기라 생선이나 고기를 좀 곁들이긴 하는데 매번 그럴 수도 없고 그냥 풀떼기로 철판 깐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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