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나락 들어오다.

산골통신 2021. 11. 13. 20:00



드뎌 햅쌀밥 맛을 보겠군!

그날 저녁 부랴부랴 방아찧어 저녁밥을 했다.
그간 묵은쌀 밥하던 물 대중으로 했더니 밥이 질어~
1년을 바싹 마른 쌀과 금방 수확해서 살짝 마른 쌀이 다르지!
물 양을 한참 줄여야했다.

햅쌀밥 먹은 뒤 묵은쌀 밥은 못 묵는다!
아무리 금방 방아를 찧었다해도 맛이 없다.
햅쌀밥의 그 향과 맛은 기맥히다!!!

아이들이 밥 두그릇 뚝딱!
하루에 밥 한솥만 하면 넉넉하던 것이 매끼니 밥을 해야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제 나락이 들어왔으니 도시장정들 처자들 곧 들이닥치겠군!
다음주 김장 때 가래떡도 뽑고 방아도 찧고 해서 나눠묵어야지.

저 톤백 7개 중 네 개를 팔거다.
마을에 쌀 상인이 들어오면 몇몇집 어울려서 트럭에 실어가기로 말을 맞춰놨다.

정부 수매를 하면 되는데 40키로짜리 푸대에 나락을 다시 담아야하고 그걸 우리가 직접 농협창고에 지정된 날짜에 가져가서 하루종일 줄서서 기다렸다가 등급을 받고 바쳐야 한다.
그걸 해마다 트렉터가 있는 이웃이 도와줬는데 올해는 힘들다고...
허리 시술도 하고 바쁘고 어쩌고...

그래서 올해는 정부 수매 참여를 못했다.
그 바람에 면사무소와 소통이 잘 안 되어 우리집 분량이 이웃 리로 넘어갈 뻔 했는데 그걸 안 우리 리 이장이 황급히 수습~
우리 리에서 수급하기로... ㅎㅎㅎ 한바탕 난리~

쌀상인이 들어오면 직접 와서 실어가니까 일손이 없어도 되거든... 가격차이도 크게 안 나고...
정부 수매에는 이런 난제가 좀 있다...

이웃 오라비네는 아예 논에서 수확 후 바로 물나락으로 죄다 갖다 바친다고 한다.
그게 신간 편하다고!

가을 달래가 심심치않게 올라와서 요즘 반찬으로 애용 중이다.
조금씩 캐와서 다듬어 먹는다.
무 배추가 반찬으로 국으로 아주 다양하게 쓰여서 뭐 먹을까 걱정이 좀 줄었다.

드뎌 아쉬람터 별채 일오재 공사가 다 끝났다.
나무꾼과 산녀 부부도배단이 사흘에 걸쳐 도배를 하고 장판을 깔았다나...
마지막으로 창문마다 커텐을 달고 못을 박아 시계를 걸고
책장하고 탁자와 의자랑 깨끗하게 세탁한 이불과 요 베개도 갖다놓고
밥솥이며 냄비 접시 수저 등등 잡다한 주방 살림살이들을 싱크대 찬장 안에 차곡차곡 준비해서 갖춰넣었다.
한사람이 있던 열사람이 있던 있을건 다 있어야 하니께!
이제 더 들어올 건 가스렌지와 냉장고 옷장이다.

앞으로 손님들이 오시면 작은 집에서 복닥거리며 지내지 않아도 된다.
홀가분하게 서로 조용히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워낙 지인들이 자주 드나들기에 주말마다 집에 오는 아이들이 좀 부담스러워했는데 아주 잘 되었다...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뎌 들깨~  (0) 2021.11.16
무말랭이 시작~  (0) 2021.11.15
뭐한다고 하루가 걍...  (0) 2021.11.09
올해 무농사 마무리~  (0) 2021.11.07
나도 배우려고요...  (0) 2021.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