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갔다.
봉덕이 산책길에 늘 따라댕기며 놀더니 결국 산책 중 트럭에 치였다.
놀란 아이가 서둘러 시내 동물병원으로 데려갔으나 이미 늦었다고... 어렵겠다고 주사만 세방 놔주고...
아이는 트럭이 오는 걸 보고 어여 오라고 불렀으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 아이는 자기탓이라고 좀더 빨리 냥이를 붙잡거나 트럭을 막아세웠어야 했다고 하지만
만약 그랬다면 아이가 다치는 사고였을게다...
집에 온 땜빵이를 보니 이미 죽었더라... 아이는 의식이 없는거지 살아있다고 내일 아침에 일어날거라고... 병원에서 밤새 지켜보고 아침에 오라했다고...
산녀는 아무 말 안 했다.
안 감긴 눈을 감겨주며 고통없이 편히 가라고 속으로만...
오늘 아침에 딱딱하게 굳은 냥이를 싸서 꽃사과나무 아래 묻어줬다.
그곳은 지 엄마 삼숙이가 묻힌 곳이지...
살았다한들 산 것이겠으며...
죽었다고 죽은 것이겠느냐...
가고 오고 오직 모를 뿐이지...
또 한 아이를 보냈다.
딸아이의 자책과 아픔이 오래가지 않기를 바라며
말해줬다.
내는 이젠 하도 많이 보내서 상처에 딱지가 앉았다...
그래 이젠 무덤덤해지더라...
자책하지 말고 그래도 고통없이 갔다 그리 생각해라...
앞으로도 보낼 아이들이 많은데 다 어찌 감당할래...
다행히 땅이 얼지 않은 철이라 삽으로 파서 묻은 다음
그 위에 노랑국화 꽃가지를 얹어줬다.
그래 잘 가라.. 짧은 묘생... 애썼다!
산골에 살면 삶과 죽음에 무덤덤해진다.
호미질 한번에도 온갖 생명들의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데...
풀이라고 지렁이라고 뱀이라고 지네라고... 고양이라고 개라고 닭이라고... 사람이라고...
그 목숨의 무게가 달라지나...
되도록이면 살아가는데 필요하지 않는 한 살생은 조심하며 산다.
살생유택이다.
땜빵이라는 이름은 새끼일적에 이마 한가운데 동그란 상처가 생겨 꽤 오래갔는데... 상처가 나으면서 동그란 흔적이 남아
그래 생긴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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