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냥 쉬었다.
딱히 할 일을 찾자면 없지는 않은데...
그냥 그냥이라는 이유로 그냥...
식전 한바퀴 돌면서 닭집 모이 주고 문 열어주고 비닐하우스 문 열고 마당식구들 밥이랑 물 살피고
긴 괭이 하나 호신용으로 들고 아쉬람터밭으로 뒷골밭으로 토꾸바 약샘으로 동미밭으로 저 아래 냇가까지 내처 한바퀴 돌다 왔다.
이른 아침 공기가 차갑다!
입김이 풀풀 나는데 그냥 발길 닿는대로 걷다가 산 아래 산소까지 올라갔다왔네.
다행히 멧돼지 피해는 없는데 잔디는 거의 없어지고 잡풀만이...
잔디가 워낙 약골이라 보호를 안 해주면 저리 된다고 잔디는 살고 잡풀은 죽는 약을 해마다 쳐야 한다네...
어제 늦게까지 알타리김치를 담는다고 서서 일했더니 그게 문제였나...
이젠 몇가지 일을 동시에 못하겠구만~ 좀 노곤하다.
도시장정이 알타리를 뽑아 다듬어서 가져가려다가 도시 마나님께서 갖고오지 말란다고 그냥 냅두고 갔다.
뭐 이런 일이...
그런다고 안 가져가는 사람이나...
그래 졸지에 산녀가 일거리 폭탄을 맞았다. 예정에 없던 김치까지 담아야 했다네...
해서 어쨌든 오늘은 그냥 퍼져 쉬고 있다.
이런 날도 있어야지 뭐...
한참 뒹굴고 있는데 전화~
마을 부녀회에서 새우젖 공동구매한 게 왔다고 가져가란다...
가끔 부녀회 개발회 새마을회 등등 민관단체에서 공동구매하는 것들이 있는데
주로 젖갈류와 건어물이다.
다음엔 다시마가 올거라고 주문하라고 하네~
마을 돌아가는 소식도 들을겸 나가서 수다 한 판 떨고 왔네.
마늘 심는다고 쪼개고 있던데 이젠 마늘도 몇접 사서 먹고 안 심고 싶은데 종자가 있고 밭을 놀릴 수 없으니 할 수 없이 심는다고 다들 푸념...
이제 저 아지매들 할매들 농사 안 지으면 어찌 되려나...
택배대란이 여파가 심하단다.
우체국 택배값이 쌀 20키로에 택배값이 12.000원이라네.
일반 택배값은 20키로에 6천원인데... 그러면 누가 우체국 택배 이용하나...
택배업을 안 하겠다는 거구나...
농촌엔 농산물이라 부피며 무게가 다들 있어서 택배가 안 움직이면 낭패다...
계약택배도 안 하려한다고 다들 한숨...
택배회사의 어려움은 알지만 적정가격으로 올리는 건 몰라도 안 해주는 건 좀 너무하다...
참 다들 상황이 어렵다... 택배차 일이년 하고 나면 몸이 다 망가지고 그만둔다하니 뭐라 할 수도 없고 일손 구하기도 어렵다 하고...
고욤열매가 다닥다닥 열렸다.
두 그루가 감나무 아래에서 자라네...
눈을 돌리면 노란 산국하고 보랏빛 개미취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눈길이 오래 머문다...
날씨는 참 좋다...
오늘 하루만 좀 쉬자...
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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